ADVERTISEMENT

(5)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마포-용산>
5·16 이후 한번도 공화당 의원을 내지 않은 야당 아성 마포-용산구.
9대에 복수 당선, 이번에도 복수 공천된 신민당의 김원만·노승환 후보에 대해 박경원 공화당 후보가 도전, 치열한 조직·선전전이 진행되고 있다.
『장관을 5번 역임했다』는 관록과 푸짐한 지역 개발 공약을 무기로 뛰고 있는 박 후보 (55)는 자신이 호남 출신 (전남 영광)임을 내세워 주민의 20%가 넘는다는 호남 표를 묶으면서 3만을 자랑하는 당 조직을 주축으로 46만 유권자에 파고들고 있다.
20년간을 이곳에서 살았다는 지연, 오랜 군 경력과 장관 재직 기간에 맺은 선거구내 친지들과의 인맥 등도 박 후보의 득표 기반.
그 자신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고지대 영세민 부락을 직접 돌고 기간 당원 집을 찾고 있으며 내무장관을 세차래나 지낸 경력을 살러 주민의 민원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이 지역에서 다섯번 당선된 기반을 자랑하는 김원만 후보 (67)는 40년을 이곳에 거주해 『용산 사람 중에 김원만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할만큼 지면·지명도가 높은 것이 장점이다.
40년간 서준 주례만도 1만쌍이 넘는다는 김 후보는 『용산 제1의 호별세 납세자였던 재산가가 야당에 몸바친 탓에 이젠 모두 탕진했다』며 『야당 표가 많이 나와야 현행 제도의 개선 여지가 커질 것』이라고 역설.
마포에서의 민선 동장-시의원-국회의원의 경력을 쌓아온 「마포 토박이」 노승환 후보(50)는 『마포 사람이라면 모두 아저씨·형님·아주머니 아니면 동생·후배가 된다』고 할만큼 지역 내 친면이 넓고 주말·초상집 밤새우기 등 몸으로 다진 지지 층이 두텁다.
지역구내 음식점을 애용한다거나 38년간 살아온 자택을 항상 개방, 『민원이 있으면 노승환을 찾으라』고 말할 정도.
뒤늦게 뛰어든 통일당의 장세환 후보 (53)도 선발 3주자를 따라 잡기 위해 전열을 정비중이나 지명도·조직 활동에 있어 아직 거리를 좁히지 못한 상태.
득표 경쟁이 치열해지자 흑색 선전이 나돌고 비밀 당원을 상대방 행사에 침투시키는 조직전도 눈에 띄고 있다.
야당 측은 공화당이 생일·돌 등 갖가지 명목으로 각 동네에서 매일처럼 주민을 추첨, 회식을 벌여 때아닌 잔칫 바람이 불고 있다고 비난했고 공화당 측은 『야당이 비누·「하이타이」 등을 돌리고 있다』고 맞서 성토.
이밖에도 판자촌에 사실 무근의 철거설을 유포시켜 놓고 『공화당이 힘써 준 덕분에 철거 계획이 보류됐다』는 등의 「매터도」도 나도는데 공화당 측은 「위계」라고 일축하면서『말싸움보다는 표 확보가 급하다』고 말려들지 않겠다는 작전.
야당 성향과 토착 인구가 많다는 이곳의 특성은 토박이인 야당 후보에 유리한 점이나 복수 공천에서 파생되는 표의 분산과 조직 마찰은 불리점이 아닐 수 없다. 또 역대 선거의 연패를 설욕하려는 공화당의 전의도 치열한 만큼 야당 연승은 9대에 비해 어려운 여건이다.

<공주-논산>
『공주의 아들이요, 논산의 사위다. 내 고장 발전을 위해 여생을 바치겠다』 (공화 정석모 후보)는 출마 변에서부터 『당인은 당명에 복종해야 한다. 제 l야당만이 그래도 여당을 견제할 수 있다』 (신민 윤완중 후보)는 주장에 이르기까지 10명의 출마 변은 다양하다.
논산 출신 4, 공주 출신 6명 등 10명이 나서 5대 1의 경쟁을 보이는 이곳에 공화·신민의 공천자가 9대 때처럼 모두 공주 쪽에 치우쳐 있어 공주 (9만2천) 보다 2만3천여 표가 많은 논산 (11만5천) 쪽 후보들의 기승이 대단하다.
공주 출신인 공화당의 정 후보가 충남 지사를 지낸 지면도와 논산의 윤씨 대성에 처가를 둔 이점을 살려 조직을 다져 나가고 있는 반면 신민당 쪽은 현역의 공천 탈락→공천자의 피선거권 상실에 따른 공천 반납→재 공천 등의 혼선을 빚어 선거 운동에 앞서 당 재건에 힘을 쏟아야하는 어려움을 안고 있다.
이 때문에 야당에서는 논산 출신 통일당의 백승대 후보가 논산의 지역 의식에 편승, 초·중반전을 유리하게 끌고 가고 있는 상태.
논산 출신의 무소속 임덕규·임길수·김형대씨 등도 역시 『논산 대표』를 호소하고 토끼 뜀을 하지만 『출발이 늦었다』는 말들을 하고 있어 본인들의 역주 여부가 관심사. 비록 신민당 공천에서 탈락했지만 박찬 후보는 지난달 2, 3일 고별 단합 대회를 공주와 논산에서 개최, 6백여명의 탈당 동조를 얻었는데 『이탈만 없으면 당선』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공화 정 후보가 같은 공주, 통일 백 후보는 논산 출신이지만 9대 때도 공주 출신 이병주 후보 (공화)와 논산 오수득 후보 (무소속)를 2, 3위로 누른 경험을 박씨는 강조한다.
신민당의 윤 후보는 「제1야당」의 간판 「프리미엄」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중앙당의 중진 내방·당부 단합 대회에 구 당원들의 적극 참석 등이 이루어지면 「공화·신민의 대결」로 초점을 되살릴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윤 후보는 공주·논산에 퍼져 있는 파평 윤씨를 가장 큰 기반으로 삼고 동창·사종으로 청년들을 묶어가고 있다.
인접한 부여와 함께 백제 문화권 개발 문제가 주요 정책 사항으로 제기되자 공화당은 정석모 후보가 도백 시절 선정을 했다는 PR과 함께 『부여의 김종필 전 총리와 쌍두마차 격으로 백제 문화권 개발 계획을 강력 추진해서 내 고장 발전을 도모하겠다』고 공약하고 있다.
정 후보는 처가가 논산이고 파평 윤씨 집안 이어서 논산 발판도 구축해 놓고 있으며 또 이병주 의원의 지원에 힘입은 전주 이씨 4천 가구와 씨족 후보가 없는 광산 김씨 2천7백 가구도 여권 지지로 묶는다는 전략.
무소속 임덕규 후보는 기독교 목사·전도사 등의 지원이 커 교계 중심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 이희원 후보는 「가톨릭」 교도, 공주 이씨 1천2백 가구를 기반으로 「젊은 기수」를 내세우고 있으며 이종길씨, 강병진씨도 나름대로 표밭을 같고 있다. 그러나 공화 정, 통일 백, 무소속 박 후보가 앞서 있고 신민 윤. 무소속 임덕규·이희원 후보가 추격 중이라는게 현재의 판도인 듯하다.

<순천-승주-구례>
공화 (유경현) 신민 (허경만) 통일 (박용귀)의 세 신인 정당 후보에다 현역 강길만 의원을 포함한 조규순·위찬호씨 등 3명의 무소속이 열전을 벌이고 있는 곳. 좀처럼 뚜렷한 선두 주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박삼철·김우경·이현재씨 등 전직 의원들이 모두 후보 등록 직전에 출마를 포기함으로써 공화·신민 양당의 구 조직중 일부가 부동표로 선회해 여섯 후보가 모두 자기에게 유리한 새 판도 형성을 장담하고 있다.
「아파트·스캔들」로 물러난 박삼철 의원 대신 공화당의 지명 대타들로 등장한 유경현씨(전 동아일보 정치부 차장)는 지구당 개편식에서 『소명을 받고 왔다』는 점을 강조했고 공천장 수여식 때 박정희 대통령으로부터 『청와대를 출입해서 잘 알지』라는 격려를 들은 것이 선거구민에게 잘 먹혀 들어가 상승 「무드」를 타고 있다는 것이 중평.
공천 후유증으로 아직 당사를 인수하지 못한 채 자신의 변호사 사무실에 신민당 간판을 걸고 있는 허경만 후보는 과거 순천 출신 국회의원들의 의정 활동이 미미했다는 점을 들어 『유능한 새 인물을 뽑아야 한다』는 것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검찰 재직시는 물론 변호사로 있으면서 법률 활동을 벌인점, 4천여 가구가 넘는 김해 김씨·허씨의 종친 표와 순천중을 나와 순천 사범을 다니다 순천고로 전학해 졸업한 학교 기반이 강점.
그러나 공천 경합에서 탈락, 통일당으로 입후보한 박용귀씨가 주로 그의 과거를 공격함으로써 시련도 예상된다.
현역 의원이기 때문에 오히려 쫓기는 입장에 놓여있는 강길만씨는 주로 시장의 상인 및 서민층을 두더지 식으로 파고 드는 전법을 구사.
진주 강씨, 정씨, 하씨 2천6백 가구의 지지를 받는 강 후보는 재일 사업가 강계중씨를 중형으로 한 재력, 순천여고를 키운 백형 길태씨의 지원 등이 득점 요인.
60평생 고향을 떠나본 적이 없어 「고향의 파수꾼」 노릇을 하겠다고 출마 변을 털어놓은 조규순씨는 이 지역에서 가장 정치에 민감하고 단결이 잘 되는 옥천 조씨 5천 가구를 주춧돌로 표밭을 누비고 있다.
순천 상공회의소 회장 6년, 마을 금고 협의회 회장, 운수 업체의 「리더」격으로 일해 오는 동안 다른 후보에 비해 지역 사회 활동에 깊숙이 개입한 것이 그를 「다크·호스」로 꼽게 하는 이유.
순천 상공 기술 학교와 주암 고교에 땅 1만6천평 (싯가 2억원)을 기증하는 등 평소의 선심이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그가 공화당 공천 경합자였다는 점에서 공화·신민 모두의 협공을 받고 있어 역풍도 강한 편이다.
시장의 막노동층·청소부 등 사회 저변층을 파고드는 점에서 위찬호씨의 표밭은 강길만 씨와 같다. 지난 수년간 1백40여회의 지역 사업 (본인 주장)을 벌였다고 하나 조직·자금 등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6명의 후보들이 모두 순천-승주 사람이라는 점에서 구례 쟁탈전이 치열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