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암의 95%는 『화학 물질』 탓|미국의 암 학자 「셀리코프」 박사의 주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지금 전세계에는 해마다 6백만명 가량이 암으로 쓰러지고 있다. 그리고 적어도 1천만명 이상의 새로운 환자가 암이라는 선고를 받고 절망속에서 투병 생활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도 암의 전체는 두꺼운 「베일」에 가려져 있다.
미국의 저명한 암 학자 「어빙·J·셀리코프」 박사 「마운트·시나이」 병원 환경 과학 연구소 소장)는 암의 대부분 (95%)이 환경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고 지적, 하나 하나 문제가 되는 환경 요인을 찾아내서 제거하지 않는 한 암은 현대인의 숙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음은 근착 「비즈니스·위크」지의 「셀리코프」 박사와의 「인터뷰」를 요약한 것이다.
암의 원인은?
-자극·「바이러스」·화학 물질·방사선 등 몇가지 설이 있다.
그러나 나는 우리 주변에 널려 있는 환경 요인이 암을 일으킨다고 확신한다. 암의 발생 「패턴」은 과학 기술의 발달과 산업화와 일치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암들은 1930년대·40년대·50년대·60년대에 각각 뿌리를 두고 있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일본인에겐 위암이 압도적으로 많고 (한국인도 마찬가지), 미국인에겐 장암이 많다.
그러나 미국으로 이주한 일본인 2세는 위암이 적어지고 미국인처럼 장암이 많아진다. 일본으로 이주한 미국인 2세는 이와 반대다.
이는 무엇을 뜻하는가. 환경 요인이 암을 일으킨다는 증거다.
암의 몇 %가 환경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가?
-아직은 추정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확실히 대답하기는 어렵다. 또 지금까지 암을 일으킨다고 밝혀진 환경 요인이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음을 상기할 때 더욱 그렇다.
그렇더라도 나는 모든 암의 적어도 95%가 환경 요인에 의해서 발생한다고 믿고 있다.
환경 요인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가?
-학자들 사이에서 지나치게 광범위의 뜻으로 사용되고 있는게 사실이다. 혹자는 공해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방사선이라든지 잘못된 식생활도 꼽힐 수 있겠다.
그러나 나는 몇가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환경 요인을 우리네 생활 주변에 범람하는 화학 물질이라는 뜻으로 압축하고 싶다.
어떤 의미에선 화학 물질이 우리 생활은 편리하고 윤택하게 하고 있지 않은가?
-사실이다. 업자들은 자기네가 만들어 내고 있는 「화학 물질」이 실험 결과 『암을 일으키는 증거가 없다』면서 안전하다고 선전한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이다. 「조사해 본 결과 암을 일으키는 증거를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고 표현해야 옳다.
염화 「비닐」 (합성수지의 원료)이 발암 물질로 밝혀진 것은 최근의 일이다. 미국에 염화 「비닐」 공장이 처음으로 세워진 1938년 당시만 해도, 또 그후에도 염화 「비닐」이 무서운 암을 일으킬 것이라곤 아무도 상상하지 않았다.
「아스베스토스」 (석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물질이 폐암을 일으키려면 12∼40년이 경과해야 하는 것으로 밝혀지지 않았는가.
시간 문제일 뿐이다.
그렇다면 문제되는 화학 물질을 모두 없애야 한다는 뜻인가?
-반드시 그렇지 않다. 방사선이나 「베릴륨」이 같은 지독한 발암 물질도 폐기하지 않고 있지 않은가 안전하게 「컨트롤」 (관리) 함으로써 위험성을 줄이고 있다.
발암 물질에의 노출을 감소시키면 발암 위험이 줄어든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다. 요컨대 「컨트롤」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이렇듯 암 대책은 과학적인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차원에서 해결되어야 할 문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