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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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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장흥-강진-영암-완도>
공화당의 길전식 사무총장이 확고부동한 고지를 선정한 가운데 신민당의 황호동, 통일당의 오석보, 무소속의 윤재명·이선동 후보가 각축을 벌여 전국에서 은「메달」 경쟁이 가장 치열한 지구중의 하나.
당원 숫자 (2만8천)나 조직의 강도에서 모범 지구로 꼽힌 탓인지 공화당의 길전식 후보는 전국 최다 득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타 후보들도 아예 길 후보에게는 표면상 공격을 하지 않아 공화당은 주로 길 후보의 거물 「이미지」와 정부의 업적 PR에 주력하는 형편.
그러나 윤재명 후보가 공화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바람에 길 후보측에서 다소 신경을 쓰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윤씨 측은 아예 『공화당 표를 먹지는 않겠다』고 공언하고 윤 후보 개인의 오랜 친분 표를 중심으로 광범위한 득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강진-영암에서 2회나 당선된 일이 있어 지명도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는 윤씨는 해남 윤씨 4천5백 가구와 문태중고 동문 2천여명을 골간으로 강진-영암 사수 작전을 펴고 있다.
윤씨는 『공화당 조직을 「터치」하지 않고도 강진-영암에서는 금「메달」을 딸 수 있다』고 장담.
신민당의 황 의원은 흐트러진 조직을 재 규합하는 동시에 4개 군에 깔려 있는 전통적 야당 표를 흡수하는데 승산을 걸고 있다.
황 후보측은 국민 투표 때 부표를 던진 약 3만여 표를 야당 표로 보고 있다.
강진 지역 지방 체육인을 중심으로 청장년층과 강진 농고 동문의 지지를 1차 기반으로 하는 황 후보에게 통일당의 오 후보가 집중 공격을 퍼붓고 있어 9대 때 『거저 줍기 식』 (주민들 표현)으로 획득한 표수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 관측이기도 하다.
통일당의 오씨는 자신이야말로 진짜 야당이라고 주장, 자금이나 조직보다는 지난봄부터 각 리·동을 순방해왔다.
유일한 완도 출신으로 지역적 잇점을 갖고 있는 이선동 후보는 완도 속의 단합을 호소하고 있다.
이씨가 섬사람들의 단결력을 호언하고 있는데 9대 때 이곳 출신으로 공화당 복수 공천을 받아 낙선한 정간용씨의 경우 완도에서만 4만4천여 표를 얻었었다.
그래서 강진 출신 세 후보들은 길 총장이 되도록 완도 표를 많이 잠식할 것을 내심 바라고 있다.
결국 은「메달」 경쟁의 승부는 황호동·윤재명·오석보씨 등 3명이 강진 출신이고 이선동씨만이 완도 출신 이어서 완도의 표를 얼마만큼 산 표시키고 무주 지역인 영암 표를 누가 많이 먹느냐에 달려 있다.

<진천-괴산-음성>
여당권 내의 신·고참 경쟁이 치열하다. 신민당에서는 이충환 최고위원이 나서 있으나 여권에서는 공화당 공천자 오용운씨를 상대로 4선 관록을 가진 「노장」 안동준씨가 무소속으로 대항하고 있다.
오씨의 출신지는 진천. 이곳의 유권자 수는 3만8천명 선으로서 괴산의 6만9천명, 음성의 5만6천명에 비해 훨씬 떨어지는 곳이다. 더구나 그의 출마설이 막연하게 떠돌던 지난가을까지만 해도 공화당의 충북 연락실이나 지구당은 『오씨가 어렸을 때 진천을 떠났기 때문에 지역 기반이 약하다』고 분석했을 정도.
그러나 오씨는 『모친이 아직도 진천에 살고 있다』『맏형이 괴산군 조평에 오랫동안 살고 있다』고 괴산 기반도 강조한다.
진천-괴산-음성은 산업 시설이 거의 없고 보수성이 강해 야당성이 강한 곳.
9대 선거의 예를 들더라도 공화당의 김원태 의원이 괴산에서만 이겼을 뿐 진천과 음성에서는 신민당의 이충환 의원이 여당을 압도, 1위로 당선했다.
그러나 오씨는 73년부터 77년까지 만 3년 이상 충북지사를 지냈기 때문에 그 지명도만으로도 지역적 「핸디캡」을 메울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안씨는 괴산이 단일 선거구이던 때에 4선을 따낸 지역 기반을 믿고 있고, 9대 선거 때는 공화당의 김원태 의원이 역시 괴산 출신이어서 표가 갈렸지만 이번엔 괴산 표를 거의 독점하지 않겠느냐고 계산하고 있다.
그는 괴산에서는 비교적 대성인 안씨의 문중 표도 흡수한다는 전략.
두 사람 싸움 때문에 어부지리를 얻고 있는 후보는 신민당의 이충환 의원.
야당 출마자로는 통일당의 채영만씨가 있으나 그도 첫 출마일 뿐 아니라 괴산 출신이기 때문에 음성 출신인 이 의원은 더욱 홀가분하다.
이는 9대는 괴산까지 합친 선거구로 선거를 치렀지만 2, 3, 5, 6대 당선의 기반은 진천-음성이므로 이번 선거에도 9대 때의 득표 수준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당내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 문제점. 한민당 이래 야당에 투신, 이곳 부위원장을 맡아 이 의원을 도와왔던 정지영씨 (진천 출신)가 이 의원의 당내 노선에 반발하고 있는 것.
정씨는 『올바르게 처신하지 않는 사람을 당선시키지 않는 것도 하나의 정치』라며 이 의원 당선 저지를 위해 출마하겠다고 벼르기까지 한 정도여서 정씨를 포용하는 일이 이 의원의 또 하나의 숙제다.

<창령-밀양>
밀양 출신의 박일 의원 (신민)이 금「메달」을 향해 순항하는데 반해 5명의 후보가 난립한 창령 쪽에서 공화당의 하대돈씨와 무소속의 신화식 신재기씨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유권자가 창령 (7만)보다 2만명이 많은 밀양을 기반으로 9대 때의 금「메달」 기록을 계속 지킨다는 목표로 앞서 달리고 있는 박 후보에게 같은 밀양 출신의 공정식씨 (7대 의원)가 무소속으로 도전함으로써 박씨 독주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공 후보가 점 조직을 통해 「쐐기 전법」을 쓰는데 대해 박 후보는 『8년만에 귀향한 공씨가 가져갈 표는 친여 표와 부동표 일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밀양에서 박일에 대한 반발 표는 어차피 다른 후보로 가게 돼 있으니 공씨의 출현은 대수롭지 않다』고 장담했다.
8대 때 이곳에서 공화당으로 당선됐던 공 후보는 여당 조직과 재력을 기반으로 출마하여 같은 지역의 박 의원을 1차 공격 목표로 삼고 있지만 오히려 창령에서 나온 친여 후보들에게 타격을 줄 것이라는 지방 여론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각 후보들이 자기 출신 지역보다 타군의 표밭을 잠식하기에 역주하는 것도 이 선거구의 독특한 현상.
박 후보는 창령 쪽의 밀양 박씨 2천 가구와 평소 관광단 1만7천명을 접대한 것을 밑천으로 창령 표밭을 깊숙이 파 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창령 쪽의 하 후보는 공화당 조직 외에 하씨 문중 1천4백 가구와 1천6백 가구의 성씨 문중을 제1의 기반으로 하고 동갑계, 창령 중 동창들을 치밀하게 묶어 나가고 있다. 하씨는 밀양에도 파고 들어 당원 확장 운동을 벌이는 한편 부산고 동문을 규합, 적진 공략의 교두보로 활용하고 있는데 한 참모는 최소한 2등 당선은 문제없고 목표는 1등 당선이라고 했다.
또 하 후보는 밀양에서 공화당 조직을 침식할 공씨를 직접 만나 당 조직을 해치지 않는다는 『내밀의 협약』을 한 것으로 소문나 있다.
공화당 공천에서 하 후보에 패배, 무소속으로 나선 신화식씨는 부산시 내무 국장 시절부터 정비한 향우회와 「점 조직」을 은밀히 작동시키고 있다.
「오토바이」 10대, 승용차 10대를 굴리면서 신 후보 자신은 주로 밤을 이용, 「암야행」전법을 구사한다는 것이 상대방의 주장.
같은 신씨 문중 (9백호)에서 무소속의 신재기씨가 9대에 출마한 지면 및 풍부한 재력을 바탕으로 뛰고 있다. 신재기 후보는 9대 때 불과 2주일간 운동하고서 1만6천여 표를 얻은 저력을 갖고 문중 표와 사조직을 활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신화식 후보에게 적잖은 타격이 되고 있으나 신화식씨는 『종친은 내가 받았다』고 선전하고 있다.
하 후보와 양 신씨가 삼파전을 벌이는 창령에서 무소속의 김정수 (연안 개발 공사 사장) 조용학씨 (동양 개발 사장)가 창령 표를 더욱 조각 낼 것이 분명하다.
결국 밀양 쪽에서 박일·공정식씨, 창령 쪽에서 하태돈·신화식씨간의 대결장인데 박 의원에 대해서 무소속 후보들은 「정치 노선의 선명성」을 문제 삼고 있다. 이에 대해 박·하씨 측은 신화식 후보에게 『지나친 물량 공세로 매표 작전까지 쓰고 있다』고 비난, 점차 인신 공격이 가열화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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