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증가일로…미국의 10대 산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결혼 전 이성과의 자유로운 성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이제 미국에서 그다지 큰 문제가 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들 정신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미숙한 10대 소녀들이 아기를 갖기를 갈망하고 있으며 따라서 10대 임산부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고「케네디」대통령의 누이이며 사회문제연구가인 「유니스·케네디·슈라이버」여사는 최근 이렇듯 늘어나는 10대 임산부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홈·저널」지를 통해 발표하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슈라이버」여사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금년 한해 만해도 60여만 명의 10대 소녀들이 아기를 갖게 될 것이며 또 낳기를 원하고 있다. 물론 이들은 미혼이며 상당수는 학교조차 중퇴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 중 4분의1은 1년 안에 또 다른 새로운 아기를 갖게 되리라고 하는데, 무엇보다 놀라운 사실은 이들 10대 엄마 중 4만 명 가까운 숫자가 15세 미만이며 이 숫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학자들이 우려를 보이는 것은 13, 14세밖에 안된 어린 소녀들이 어떻게 좋은 엄마 노릇을 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이런 어린 엄마들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 의무적인 성교육, 강제적인 낙태종용, 피임약 복용권고 등이 해결방안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큰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이들 10대 소녀들이 원하는 것은 「성관계」라기 보다는 자신의 아기를 갖기 원하기 때문이다.
「예일」대학교의 「제임즈·제걸」박사는 『내가 상담한 10대 산모들은 「사랑할 대상을 찾기 위해 아기를 낳는다」고 했다. 뜻하지 않게 아기를 갖게된 소수를 빼고는 매년 수만 명의 10대 산모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슈라이버」여사는 빈민가의 10대 소녀들과 함께 일하면서 느낀 소감을 『그들은 사랑이 넘쳐서라기 보다는 사랑에 굶주려 아기를 갖고 싶어한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해서 아기를 갖게 된 소녀들은 뱃속의 태동을 느끼며 평화와 장미 빛 미래를 꿈꾸게 된다는 것이다. 아기를 낳은 후 자기가정과의 인연도 끊고 일도 하지 않으며 오로지 아기에게만 정열을 tHE게 되는데, 문제는 1년여의 시간이 지난 후에는 이들의 환상도 깨지고 현실 문제에 부닥치게 된다는 것이다. 정신적으로 성숙치 못하고 부양능력이 없는 이들은 좌절감에 빠지고 자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현재 미국에서는 청소년 임신상담 「센터」가 미흡하나마 설치돼 어린 임산부 교육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곳에서는 태아의 영양이나 모체의 건강뿐 아니라 가정의 가치, 부모로서의 책임, 가족의 유대의식 등을 중점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또 학생이나 직장을 가진 엄마들을 위해 탁아소 시설도 마련하고 있다. 「슈라이버」여사는 『아기의 탄생은 신성한 것이다. 그러나 가정이 확고하지 않는 한 진실 된 영광은 얻을 수 없다』며 10대 임산부들이 가정의 개념을 보다 중요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홈·저널」지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