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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선이 유리섬유로 바뀐다 실용화 멀지 않은「광통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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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통신혁명이라고 일컬어지는 광통신. 머리카락 만한 가는 유리섬유 하나에 수백 개의 음성신호를 동시에 보낼 수 있는 광통신(Optical Telepone System)이 이 땅에서도 서서히 실용화의 문턱에 다가서고 있다.
5, 6년 전까지만 해도 겨우 가능성이 입증된 정도였던 것이 이제는 상용 통신을 위한 중계실험의 실현을 앞두고 있다.
그 동안 실험실적 기초연구에서 내년 하반기에는 서울 남대문 전화국과 광화문 전화국의 국간선로(약3㎞)에 6백72회선용 유리섬유를 실험적으로 가설, 실용화 실험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광통신의 가능성이 예견 된지 10년만의 일이며 적어도 이 분야에서는 선진국수준에 거의 육박한 셈이다.
이러한 연구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곳은 한국통신기술연구소(소장 정만영). 통신 연구소는 최근 미국「벨」연구소의 강정호 박사(32·광통신연구실장)를 유치, 전자교환기 개발과 함께 본격적인 광통신개발에 착수했다. 이와 함께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 김기정 박사(전자요업연구실장)와 최상삼 박사(응용과학연구실장)「팀」도 유리섬유제조연구로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미 강 박사는 발광「다이오드」(LED)를 이용한 96회선용 광통신「시스템」개발에 성공한데 이어「레이저·다이오드」를 이용한 6백72회선용을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개발 중에 있고 김 박사「팀」은 0·1㎜굵기의 유리섬유제조에 몰두하고 있으며 최 박사「팀」도「레이저」절단, 접합장치개발에 성공, 꿈 같았던 통화혁명이 현실화되고 있다.
통신연구소는 또 3㎞까지 중계기 없이 신호를 전달하는「시스팀」개발에 성공했으며 5∼6년 후에는 50㎞까지도 가능하도록 새 기록에 도전하고있다.
불편하기 짝이 없는 구리선을 간편하고 값싼 유리섬유로 바꾸는 광통신이 연구대상이 된 것은 1960년.「레이저」의 개발에서 비롯되었다.
그후 66년에 영국「스탠더드」통신 연구소의「카오」와「호캄」에 의해 광섬유통신이론이 발표되었고 그후 신호가 약화되지 않는 유리섬유가 70년부터「코니」사 에서 나오기 시작, 급격한 발전을 보이고 있다. 현재는 ㎞당 90%이상 전달되는 유리섬유가 나와있다.
또 광원으로는 고광도 발광「다이오드」(LED)나「칼륨-비소」또는「칼륨-알루미늄-비소」개의「레이저-다이오드」(LD)가 개발, 초기의「레이저」수명이 분 단위에서 1백만 시간, 즉 l백년 가까운 수명을 지닌「레이저·다이오드」가 개발되고 있다.
광통신은 이제까지 음성신호→전기신호→음성신호에서 전기적신호를 광신호로 바꿔 유리섬유를 통해 보내고 다시 전기적신호로 바뀌는 것.
유리섬유는 중간의「코어」부분은 굴절율이 크고 바깥쪽은 작기 때문에 들어 온 광신호는 바깥으로 벗어나지 않고 유리섬유를 따라 전달되는 것이다.
이러한 몇 개의 섬유다발을 PVC수지로「코팅」해 통신에 이용하게 되는데 손가락 굵기의「케이블」하나에 수만 회선을 수용할 수 있게 된다.
광통신은 재래식 통신에 비해 가볍고 부피가 적으면서도 수심, 수백 배의 회선을 한 가닥에 수용할 수 있어 전화기근이 해소될 수 있고 외부의 전자장에도 간섭, 혼선, 잡음이 없으며 도청의 염려도 전혀 없다.
또 외부의 기온 변화나 산화·부식에 안전하며 주원료인 규석이 무진장하다는 것도 장점이 될 수 있다.
현재 미국은「아틀랜타」의 실용화 실험에 이어 지난해부터는「시카고」「비지니스·센터」와「일리노이·벨」전화회사교환국(2.4㎞)을 연결하고 있으며 초년부터는「아틀랜타」시의 국간전화에 유리섬유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한다.
일본은 80∼83년 실용화 목표로 대단위「시스팀」을 개발하고 있다.
80년대부터는 현재의 구리선은 유리섬유에 의해 서서히 자리를 물려줄 것이다.
특히 우리 나라의 경우 지중 통화구가 거의 만원을 이루고 있는 데다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통화구 1m에 공사비가 1백 만원이나 되고 있어 광통신의 실용과는 더욱 절실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신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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