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러시」속서 알아본 월동전망|공산품값 현실화로 다른물가 자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유달리「살인적」이라고까지 표현됐던 금년의「인플레」소동은 그러나 추석만 지나면 진정되리라던 당국의 전망과는 달리 계속 오름세로 치닫고 있어 올 겨울 물가를 어둡게할 뿐이다.
봄가뭄으로 큰 문제를 일으켰던 배추·고추·마늘등의 농산물 값이 외산 수입과 가을 추수절을 맞아 어느정도 진정되자 이제는 공산품값이 정부의 「현실화」방침과 함께 하나둘씩 오르기 시작, 겨울물가의 자극요인으로 움직이고 있다.
올해의 물가인상원인으로는 물론 봄 가뭄으로 인한 농사흉작에, 예측 못했던 수요폭발(청량 음료등은 작년의 2배)로 인한 물자품귀등이 지적되지만, 이제 앞으로의 연말대목을 향한 전망은 여기에다 「선거」라는 경제외적 요인이 더욱 강하게 여러 측면에서 작용하리란 진단이다.
석탄값·전기·수도·수업료등이 이미 다 올라 내년에 가야 인상될 것이라고 못이 박혀 있지만 당장 이 겨울에 「메리야스」속옷이나 모직물·담요·「스타킹」·등이 더 오를 것이라는 것은 경제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일반주부들이 시장에서 쉽사리 느낄 수 있다.
『세탁비누는 벌써 오래전부터 사기 힘들고 요즘은 소주값이 인상됐는데도 여전히 사기 힘들어 상인들은 앞으로 더오를 것이라고 해요.』 박연고씨(주부「클럽」 소비자「모니터」) 는 최근에 세탁비누와 소주가 품귀현상을 빚자 여기에 잘 안팔리는 수입과자나 다른 합성세제와 끼워 팔기가 성행한다고 불평했다.
『비록 정부에서는 생산재값이 조금올라 소비자 물가에는 0.00몇%밖엔 영향이 없다고 말하지만 어림없는 얘깁니다. 시장바구니에는 그 몇배로 불려서 인상되는 셈입니다.』 주부 이순자씨(서울동대문구이문동·소비자모니터」)는 지난 추석대목 이후 물건값이 내린것이 하나도 없다면서 이 겨울이 『가장 걱정이 된다』고 말한다.
금년초 정부는 올해의 물가 인상선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10%선」을 내세웠었다. 그러나 9월말 현재 벌써 그것이 14.4%로 계획초과를 했고 이제는 연말까지 어느만큼 덜 오르게 할까만이 초점이다.
경제기획원 이종만 물가정책국장은 『올해 물론 시련이 많았지만 그동안 문제품목들이 거의 진정이돼 앞으로는 별로 크게 인상파문을 일으킬 요인은 없다』고 올겨울 물가를 밝게 전망하면서 불가피한 범위 안에서 몇몇 생산재가격이 소폭 인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한국부인회 이왕기총무는 『정부의「물가안정」「소폭인상」은 언제나 헛구호였을뿐 소비자를 위한「현실화」는 한번도 이루어진 적이 없다. 게다가 선거 때문에 물가가 너도나도 뛸것이 틀림없다』고 겨울 물가를 심각하게 진단했다.
결국 이 겨울 물가는 잇따른 공산품 가격 인상과 선거바람 때문에 구석구석 인상의 틈이 생겨나고 있음엔 틀림없다.
『줄이는건 이 이상 더할수가 없는 지경이니 어떻게든지 정부는「인플레」를 억제해서 물가가 더 이상 가계를 압박하지 않도록 하는 길밖에는 없읍니다.』 이왕기씨의 말이다. 겨울을 위한 특별가계 비상대책을 세워야 할때다. 【윤호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