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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염동연씨의 말바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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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나라종금 로비 의혹 사건의 연루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과 염동연 전 노무현 대통령후보 정무특보가 김호준(金浩準)전 보성그룹 회장과 그의 측근에게서 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들의 말 바꾸기가 논란이 되고 있다.

安.廉씨가 이 문제에 대해 처음 입장을 밝힌 때는 지난해 12월 13일 한나라당이 이들의 수뢰 의혹을 공식 제기한 직후. 대선을 불과 엿새 앞둔 상황이었다.

安씨는 "사실무근이고 터무니없는 내용이어서 대응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며 "내게 돈을 건넸다는 崔모씨는 알지도 못하고, 만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廉씨도 "한나라당이 급하긴 급했던 모양인데,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나라종금 사람들은 도무지 알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선 후 이들의 발언은 조금씩 바뀌어갔다.

安씨는 지난 1월 14일 기자들과 만나 돈을 받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언급은 피한 채 "당시엔 로비를 받을 만한 지위에 있지도 않았고 로비를 할 만한 실력도 없었다"고만 했다.

盧대통령이 사건의 철저수사를 지시한 직후인 지난달 20일에도 수뢰 여부는 밝히지 않고 "지금은 말을 삼가고 있지만 조만간 검찰에 나가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일에는 "생수회사 하던 사람을 로비스트로 고용할까 싶다. 사리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돈을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그 문제는 검찰이 판단하리라 본다"고만 말했다.

安씨는 金전회장의 검찰 진술이 알려지자 지난 6일 "金전회장의 동생 효근씨에게 생수회사에 대한 투자를 요청했지만 왜 현금으로 줬는지는 의문"이라며 돈 받은 사실을 처음 시인했다.

廉씨도 지난달 말까진 "하루 빨리 검찰 수사가 본격화돼 멍에를 벗고 싶다"고 했지만 지난 4일엔 "검찰 출두 전 언론에 먼저 얘기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6일 "고교 후배인 金전회장에게서 5천만원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대가성은 전혀 없었다"며 돈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그는 "비리 혐의로 구속됐다가 풀려난 직후 金전회장이 바람 좀 쐬고 오라며 돈을 보냈다"고 해명했다.

청와대 유인태 정무수석은 7일 "지난해 9, 10월께 이들에게서 돈을 받았다는 얘기를 직접 들었다"고 밝혔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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