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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위 교통사고가 늘고 있다|과속·앞지르기 경쟁|용산서관내 3개다리서 사고의 22%발생|"다리위에 오면 해방감 느끼기 때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차선엄수·제한속도 지키기등 안전운행이 크게 요구되고있는 다리위가 오히려 과속과 앞지르기의 경쟁장소처럼 되어있어 대형참사등 각종교통사고의 다발지역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서울시내 강남·북을 연결하는 다리는 제1·2·3한강교·서울대교·천호대교·영동교·잠수교·잠실대교·광진고등 9개.
이들 9개다리위에서 일어난 교통사고건수는 윌평균45건으로 1개의 다리위에서 매월 5건씩의 사고가 일어나는 꼴이다.
잠수교와 제1, 3한강교를 관할하는 용산경찰서의 경우 금년1월부터 7월말 현재까지 관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가 모두 6백30여건으로 이 가운데 1백37건이 3개의 다리위에서 발생한 것으로 전체사고건수의 22%를 차지하고있다.
사고의 주요원인은 거의가 과속과 차선위반. 교통안전개념상 교량은 공간 또는 수면을 연결하는 도로의 연속으로서 지상도로보다도 차선·안전거리·제한속도엄수 및 추월금지등을 엄격히 요구하는 곳이다.
그러나 시내간선도로에서는 서행하던 차들도 일단 다리위에만 들어서면 무섭게 속력을 내기 일수.
시내교량위의 차량제한속도는 시속 40∼50㎞.
그러나 대부분 70∼80㎞의 속도를 낸다.
K운수소속 시내「버스」운전사 김정환씨(35)는 자신도 모르게 다리에 들어서면 해방감을 느낀다면서『특히 배차시간에 쫓기는 시내 「버스」는 복잡한 도심에서 빼앗긴 시간을 다리 위에서 만회하려고 하기 때문에 자연「액셀러레이터」를 밟게 된다』 고 말했다.
「택시」 운전사 유근하씨(37)는 『다리 위에는 횡단보도가 없어 건너는 사람도 없는데다 직선「코스」이고 또 이상하게 심리적 해방감같은 걸 느껴 속력을 내게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연세대의대 유계준교수(정신신경과)는 『억압된 제약이나 규범에서의 해방감때문』 이라곤 지적하고 『다리 위에서 사고를 내는 운전사들은 잠재적인 불만을 속도감에서 해소하려고 「액셀레이터」를 밟는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한편 매일같이 다리를 건너 출퇴근한다는 원유상씨(33·여의도시범「아파트」)는 『제1한강교 「버스」 추락사고이후 다리 건너다니기가 겁난다』면서 『다리위에 올라서자 마자 난간옆을 스치며 과속으로 앞지르기를 할땐 식은 땀이난다』고 했다.
각 교량에는 『속도제한』·『자전거 및 「리어카」 통행금지』 등 교통표지만이 부착되어 있으나 진입로 양쪽입구에만 있어 눈에 잘띄지 않을 뿐더러 교량위에 교통경찰관이 고정배치 되어 있지도 않아 단속의 실효도 적은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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