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하락→외제상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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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수입자유화조치 이후 한때 벌떼같이 달려들던 소비자들의 외제상품 선호 현상이 지난 추석을 고비로 누그러지기 시작, 외제상품 구입이 현저히 줄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소비자들의 구매력 감퇴에 따라 시내 백화점을 비롯한 외제상품 취급 상가에서는 일부 식료품을 비롯한 외제상품들이 체화되기 시작하고 있으며 가격도 수입 개방 당시보다 10∼20%씩 내렸다.
이같은 가격하락과 체비현상이 생기게 된 것은 ①소비자들의 외제상품, 특히 외제식품에 대한 호기심이 수그러지고 있는 점 ②종합무역상사들이 국내 수요 예측을 잘못하여 일시에 대량으로 수입한 점 ③가격이 당초 예상보다 높다는 점 ④맹목적인 외제상품 선호에 대한 국민의식의 변화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신세계·미도파등 시내 백화점가에서는 세계적인 식료품 「메이커」 인 「거버」사의 유아용 이유식을 3백50원(4·5「온스」짜리 1병기준)에서 3백원으로 값을 내려 팔고 있으며 7·2「온스」 짜리 홍당무·야채· 「햄」 · 「바나나」 식품등도 4백50원에서 4백원으로 내려 판매하고 있다.
이 7·2 「온스」 짜리 병은 수입개방 초에는 1개당 5백원씩 팔던 것으로 몇 개월 사이에20% 내린 셈이다.
이밖에 일제 고무장갑도 한 컬레에 1천1백원에서 1천원에, 야채쇠고기 「스프」는 7백원에서 6백원으로 내렸고 「덴마크」제 과자류는 물건이 너무 쌓여 「덤핑」 행위까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그래도 꾸준히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고있는 상품은 훗추가루· 「파인에플」·고무장갑·과자류 등인데 「파인에플」 의 경우에는 완전 수입자유화가 아니라 「링크」제로 묶여 있어 가격이 오히려 점차 올라가는 추세이다.
외국상품에 대한 선호도는 품목이 바뀌어 처음에는 80%이상이 이유식·유아식이었으나 최근에는 잡화류에 대한 수요가 점차 늘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수입자유화 품목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외제상품에 대한 매상액은 별로 늘고있지 않아 이같은 체화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특히 H·D실업등 종합상사들이추석 대목을 노리고 대량으로 수입한 물량이 이제야 일시적으로 곧 풀릴 예정으로 있어 가격도 크게 하락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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