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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에 과감한 시설투자 필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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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대학입학 정원이 엄청나게 증원됨에 따라 우리 나라 대학은 큰 충격을 받고있다.
지방대학은 교수와 강의실 등 시설부족현상이 심화되어 어려움을 겪게 됐으며 정원이 묶인 서울의 사립대학은 재정난이 가중될 것이 우려되고 있다. 또 대학생의 양적팽창에 따라 고급인력양성이라는 정부의 방침이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지도 모른다고 교육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교육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대학원 과정의 확충으로 교원인력 양성을 서둘러야하며 다학기제(다학기제)·순환교수제 등을 실시, 부족시설과 교수를 활용하고 새로운 교육방식을 중·고등학교 교육에 도입, 학력향상을 이뤄야한다고 주장했다.

<문제점>77, 78학년도 대학입학예비고사에서 예시성적을 1백 점 만점으로 환산했을 때 60점(2백5점)이상을 얻은 응시자는 겨우 5만 명 선이었다.
그러나 내년도 대학·교육대학·전문대학 등 고등교육기관의 입학정원은 모두 18만1천9백25명이므로 60점도 못되는 12만∼13만 명의 학생이 대학에 진학 할 공산이 커졌다.
이에 대해 연세대 오기형교수는 『대학정원을 늘리는 것은 고급인력 수급계획에 따라 불가피하지만 대학생의 질이 떨어질 것이 우려된다』고 밝히고 중·고교 교육의 내실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서울 시내 대학에 대한 계속적인 증원억제 때문에 서울 시내 대학의 내년도 입시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상대적으로 재수생도 늘어날 것이 예상된다.
금년도 예비고사 지원자 중 서울 지역을 제1지망으로 한 지원자는 총응시자 40만25명의 60%인 24만2천여 명인데 서울 시내 대학·교육대·전문대의 총 입학정원은 4만8천1백65명으로 대학전체정원(18만1천9백25명)의 26%밖에 안 된다.
문교부에 따르면 전국대학의 교원확보는 국·공립대학이 6천9백95명 기준에 3천9백36명으로 56%, 사립대는 1만1천9백82명 기준에 52.4%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나 평균 46%의 교수부족율을 보이고 있다.
교수부족현상은 지방대학 일수록 더욱 심각하다. 입학경원 3천3백15명의 서울 대교수가 1천93명인데 비해 입학경원 3천6백 명의 영남대 교수는 2백81명밖에 없다.
지방대학의 경우 정원을 해마다 늘려왔기 때문에 미처 시설확충이 뒤따르지 못해 중합대학은 학생수가 적은 단파대학 강의실을 빌어 강의를 하거나 자연계열은 실험·실습기구가 모자라 정상수업에 지장을 받고 있다.
전남대의 경우 75년에 1천2백25명이던 입학경원이 78학년도에는 2천3백40명으로 늘어나 현재에도 30평 규모의 강의실 60개가 더 필요한 실정인데 내년도에 또 8백90명이 증원됐다.

<대책>서울대 김영직교수는 교수와 시설의 확충없이 묶어뒀던 정원을 갑자기 늘렸기 때문에 대학이나 고교에도 충격이 크다고 전제, 『대학교원인력 양성을 위해 대학원 과정 확충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또 「다학기제」를 실시해 부족시설을 활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학기제는 1년을 3학기 이상 나누어 운영하되 학생들은 이중 2학기만 선택, 학점을 따도록 하는 것이다.
이밖에 지방대학에 대한 과감한 시설투자를 해야하고 서울의 유명교수를 지방대학에 끌어들일 수 있는 유인(유인) 도 마련되어야 한다고 교육전문가들은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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