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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금 천만원으조 시작한 「재벌의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제세」는 74년 1o월2일 자본금 1천만원으로 문을 열었다.
꼭 4년만에 『세상을 제패하겠다』는 제세(제세)의 꿈이 풍선 터지듯 사라져 버린 셈이다.
K고동창(6o회)인 이창우(32·사장·서울대공대)·김성태(32·부사장·서울대공대)씨등 젊은이들이 세운 제세가 일어선 것은 77년 6월 「이란」정부로부터「시멘트」 1o만t을 보내달라는 요청을 받고부터였다. 그래서 재계에서는 이들을「무서운 젊은이들」(앙팡·테리블)이라고 불렀다.
제세는 선적과 하역을 빨리하면 큰 이익이 있다는 것을 알고 선박을 전세내어 국내에서 65%, 해외에서 35% 6백만 「달러」 어치의 물량을 「이란」에 수출했다. 「시멘트」·철강·「파이프」·합판등을 우리 것은 물론 「이탈리아」「스페인」등지에서 닥치는 대로 사다가 중동에 수출하는 3각중개무역으로 성공한 제세는 78년 2월 군산의 다미섬유를 인수, 제세섬유로 명의 변경했고 5월초에는 일본신영주식회사와 한국진성통상이 5o대5o으로 합작한 전자회사의 진성지분을 사들여 제세전자로 명명했다.
또 4월7일에는 일본으로부터 2만4천t급 중고선을 23억원 (4백5o만달러)에 사들여 제세 「앰비션」호를 진수시켰고 7월에는 탈세로 쓰러진 대한전척을 외상(주식5o%)으로 사들여 제세건설로 바꿨다.
회사창립 44개월만에 제세섬유·제세전자·제세건설등 3개 업체릍 거느린 대기업으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대한전척의 인수는 제세에 커다란 경영의 짐이 되어 제세의 꿈을 터뜨리는 바늘이 돼버렸다.
대한전척의 관리은행인 서울신탁은행의 경영에 대한 뒷보증도 없이 무턱대고 인수한 뒤 경영자금은 밑빠진 독에 물 붓기로 무한정 들어갔다.
게다가 주종수출품목인 건축자재가 대부분 수출금지품목으로 지정됨에 따라 그동안「마진」도 별로 없던 것을 무리하게 수출하던 누적된 적자가 겉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달 21일 가까스로 4천여만원의 부도를 막았던 제세는 기어이 이번 1억8천어만원의 부도는 막지 못했고 곁들여 외환관리법위반등으로 쓰러지게됐다.
갑자기 얼굴을 내밀고 너무 빠르게 커버린 제세는 거래은행이 4개(제1·조흥·상수·서울신탁)나 되지만 제세의 재무구조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급성장에「브레이크」를 걸어줄 주거래(주거래)은행이 없었다.
수출실적위주로 「돌아가는 것이 자산」이었으므로 쓰러진 제세는 남은 자산도 없겠지만 빚이 엄청나게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의 자본금은 74년 설립당시의 1천만원에서 현재는 2억원으로 지난해의 매출액은 2o억원, 순익은 4천만원, 작년수출실적은 2백8o만 「달러」였다.
지난 9윌말 현재 이 회사가 은행에 지고있는 부채는 모두 45억원으로 담보가치는 5o억원인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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