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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난해소 첩경은 여성등용|시민사회와 여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한국여성단체협의회(회장 이숙종)가 주최하는 제16회 전국여성대회가 23일 전국에서 3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렸다. 여성단체협의회가 정한 「여성 10년」제3차 연도로 주제는 『시민사회와 여성』. 주제강연을 맡은 이한빈 박사(아주공대학장) 와 발제강연의 이영호 교수(이화여대)·김태길 정신문학연구원부원장·한명희교수(동국대)의 발표를 요약해 본다.
이박사는 80년대의 한국이 2천만이 넘는 근로대중을 뼈대로한 중산층이 형성되리라 전망하면서 이것은 곧 시민사회가 우리눈앞에 다가왔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라 했다. 미래에 전개될 시민사회에 있어서 교육받은 여성들의 역할은 정치·경제·사회영역에서 폭넓고 다양하다.
정치적인 차원을 볼 때 투표자의 반을 형성하고있는 여성대중의 지원을 받아 유능한 여류정치가들이 나오리라는 공산은 퍽 크다. 경제적으로 시민사회는 대중소비사회라고 규정해볼때 여성들이 소비자로서의 주권을 강력하게 발휘하리라는 것은 이미 징후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또한 여성지식층이 「유럽」의 웬만한 나라보다 많아지고 있으므로 이들이 관청의 중간관리층 이상으로 진출해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재능과 인덕을 겸비한 여성들도 관청과 기업체의 관리직에 올라갈 수있는 길이 활짝 열려야한다고 이박사는 지적했다. 더우기 가족계획과 해외파견근무 등으로 구인난이 더욱 가중될텐데 여성능력을 사장하는 것은 우리사회의 큰 「핸디캡」이라는 것이다.
여성들이 대중문학의 기호와 경향을 좌우하며 또한 예술가로서 여성의 지위가 뚜렷해지고 있어 사회·문화적 영역에서도 여성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게 될 것이다.
이런 미래상을 제시하면서 이 박사는 당면과제로서 두가지의 행동방안을 제시했다. 첫째로 행정기관이나 기업체의 사무직·관리직 중 여성들로 충원할 수 있는 분야를 여성에게 개방할 것, 그리고 여성들이 관리직에 오르는데 필요한 「엘리트」양성기관을 설립하는 것이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기관과 대학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이박사는 강조했다.
여성들이 손쉽게 할수있는 분야로는 인사·회계·문서·통계·전산·세무감사·도시계획·식품검사등을 꼽을 수 있다. 이박사는 80년대에 이런 분야의 일거리와 관리직을 대부분여성으로 충원한다면 우리 사회에 큰 발전을 가져오리라고 했다.
여성 「엘리트」양성기관으로는 대학이 앞장서 특수대학원을 우선 설립하는 것이다. 초기단계에는 위탁생 제도를 마련, 소속관청이나 기업체가 여성들에게 장학기금과 재학기간의 보수를 부담하는 제도로 시작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박사는 한국 여성들은 기초교육과 교양면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다면서 이런 여성 인력을 개발하는 것은 사회전체의 시대적인 과업이라고 결론지었다.

<윤리의식>
윤리의 문제는 주로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생긴다.
바람직한 인간관계를 밝히기 위해서는 우선 사회의 바람직한 청사진이 마련돼야할 것이다.
이상적인 사회실현을 위해서 여성들이 갖추어야할 점은 넓은 시야를 갖고 합리적인 사고를 해야한다는 점이다. 평등에 대한 강한 의식도 필요하다.
남녀평등을 위해서는 ▲여성역할 재평가 ▲기회균등 ▲실력향상과 점진적 개혁이 있어야한다.

<정치적역할>
시민사회는 본질적으로 민주적인 사회이며 또한 참여적인 사회다. 시민사회가 실현되려면 남녀평등이 있어야하는데 여성이 그 시민적 역할을 남성들과 동동하게, 또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정치참여를 의미하는데 직접적인 참여외에 사회일에 대한 관심·지식의 증대등도 의미있는 일이다.

<교육의식>
여성이 시민사회의 일원으로 보람있게 살도록 하자면 우선 교육의 균등이 있어야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급학교 진학율과 같은 양적인 면에서는 균등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알고있지만 여성을 형성하고 인간으로 만드는 과정에서의 여러가지 질적인 면에서의 불평등은 인식하지 않고있다.
한정된 역할을 수행하는 단순한 현모양처나 부덕을 강조하기보다는 인간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다 하도록 돕는 교육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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