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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화학자들 내 논문 많이 봐 기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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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괜찮은 논문들을 썼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이렇게 좋은 평가를 받을 줄 몰랐습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연구를 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낍니다."

포항공대 박수문(朴壽文.62.화학) 교수. 국내 과학자로는 처음으로 미국 과학정보연구소(ISI)로부터 '최고 논문 피(被)인용 저자'로 선정된 그는 "그 동안의 노력을 국제적으로 인정 받았다는 점에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朴교수는 최근 ISI로부터 재료과학 분야 최고 논문 피인용 저자로 뽑혀 이 연구소 인터넷 사이트에 이름이 올랐다.

세계과학논문색인(SCI)의 데이터 베이스 역할을 해 유명해진 ISI는 세계의 과학기술 논문 가운데 인용이 많이 된 논문의 저자들을 조사, 자연과학.의학.공학 등 21개 분야별로 1백~2백명씩 소개하는 웹사이트(www.ISIhighlycited.com)를 운영하고 있다.

朴교수가 지금까지 쓴 논문은 모두 2백여편으로 이중 10여편이 세계적인 학자들의 연구에 주로 활용되고 있다.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은 '전도성(傳導性) 고분자의 합성.성장.분해 메커니즘'. 전기가 흐르는 플라스틱의 합성.분해 과정을 풀어내 재료공학자들의 연구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레이더에 걸리지 않도록 비행기에 칠하는 전자파 차폐 도료 개발 등 그 용도도 다양하다.

'반도체 물질 안정성의 열역학적 설명''새로운 분석기기의 설계' 등도 과학자들의 눈길을 끄는 논문으로, ISI 측은 朴교수의 논문을 인용한 사례가 모두 3천여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전공이 아닌 재료과학 분야에서 최고로 뽑힌 것과 관련, "전공인 전기화학을 미국에선 재료과학 분야로 분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朴교수는 또 "논문 인용은 학자의 개인적 업적은 물론 국가의 학문적인 힘을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되기에 앞으로 국내 학자들의 이름이 올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서울대 화학과 출신인 그는 1975년 미국 텍사스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뒤 뉴멕시코대 교수를 거쳐 95년부터 포항공대로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편 4월 초 ISI가 발표한 최고 논문 피인용 과학자들의 국적은 미국이 1천6백73명으로 가장 많았고,영국 1백89명,독일 1백5명의 순이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65명, 인도 7명, 대만 3명, 싱가포르 2명,중국 1명 등으로 나타났다. 대학별로는 하버드대 84명, 스탠퍼드대 65명, 캘리포니아 공대와 MIT 각 44명, 일본 교토대 7명, 도쿄대 5명 등이었다.

포항=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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