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신문의 사명과 현주소" 세계의 대기자들에 듣는다|독자들의 신문 신뢰도는 각국의 정치상황과 반비례|폭로에 너무 치우치면 억울한 피해자가 많아진다|독 알게마이네 하리·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그는 서독의 정가에서 HH라는 「이니셜」만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차이퉁」지의 공산문제 및 서독의 동방정책담당 논설기자「하리·함」. 일반독자는 물론 정책입안자로부터도 공산권문제에 관한 한 제l인자로 꼽히는 그는 텁텁한 첫 인상과는 달리 독일인답게 철학적으로 말문을 연다.
『일반적으로 독자가 신문을 어떻게 보느냐 하는 것은 순전히 신문의 보도내용에 좌우되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정확한「뉴스」를 제공하는 신문에 대해서는 회의가 있을 수 없는 겁니다. 이런 신문이 바로 권위지지요.
내가 보기에는 오늘날 독자들이 신문을 회의하는 정도는 각국의 정치상황과 정비례하는 것 같습니다.』
독자가 신뢰할 수 있는 기사를 쓰려면 기자 자신이 역사적인 안목은 물론 시대정신에도 민감해야 된다고 그는 말한다. 『과거엔 10년씩 걸려 나타나던 변화가 70년대 후반엔 1년 단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바짝 긴장하지 않으면 기자노릇하기 힘들게됐죠.』 담배연기가 잘 빠져나가지 못하는 그의 방은 더욱 비좁은 느낌을 준다.
벽을 가득 메우고 있는 「브레즈네프」·「흐루시초프」·모택동· 「카스트로」의 대형사진에 조금 전부터 자꾸 신경이 쓰인다.
그러나 그는 공산권 전문가면서도 공산주의와 인연이 없다. 『나는 선천적으로 공산주의자가 될 수 없습니다. 나는 상도로 유명한「암스테르담」에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처음부터 공산주의와 거리가 멀죠.』 신문기자 생활에 후회를 않는다는「함」씨. 23년 동안 「뉴스」를 독자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을 사명으로 생각하며 그렇지 못할 때 좌절감이나 고민과 맞닥뜨렸다고 말한다. 『솔직히 말해 개인적인 문제로 고민은 많았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뉴스」를 찾아 힘껏 뛰었고 또「뉴스」를 정확히 전달하려고 노력했다고 자부합니다.』기자로서 무능하다고 느끼거나 주위에서 말이 나올 때까지 붓을 놓지 않겠다고 「함」씨는 말하고있다.
◇「하리· 함」(Harry Hamm)약력=▲1911년 생 ▲「암스테르담」대·「프랑크푸르트」대학서 정치·법률학전공 ▲55년부터 기자생활 ▲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지 논설기자.
▲저서=『중공17억의 제국』등 5권. 현재 『화국봉 이후의 중공』 집필 중. 【본=이근량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