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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독서 계에 신간 홍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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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프랑스」의 출판계는 독서의 계절을 맞아 이례적인 「책의 홍수」를 다시 불러일으킬 듯 하다. 9월 한 달에 서점에 등장할 소설만도 1백 5권이며 대량출판의 추세는 금년 말까지 계속되리라는 전망이다. 「바캉스」동안 책읽기 운동으로 대성공을 거둔 각 출판사들은 우선 10월에 있을 「콩쿠르」상을 비롯한 각종문학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중공을 비롯한 외국서적 번역출판도 만만치 않게 열을 올린다. 또한 「프랑스와·머테랑」 사회당수 등의 정치적 「에세이」를 비롯, 현존 거물들의 회고록도 독자들의 시선을 끌만하다.
가장 주목을 끌게될 책은 76년 이후 침묵을 지켜온 「시몬·드·보브와르」여사의 「에세이」집이다. 「가리마르」사가 예고한 그녀의 신작은 세계해방운동의 성전이 되다시피 한 『제2의 성』 이후 명상과 사색을 집대성한 신여성해방론. 가제를 『여성문제』로 붙인 이 저서는 가장 기대를 받고있다. 심야출판사는 「새뮤열·베게트」의 미공개 시집을. 「프라마리옹」사는 현대미술의 아버지인 『「칸딘스키」와 나』를 각기 내놓을 것이다. 「칸딘스키」의 아내 「니나」 여사가 직접 쓴 한 미술가의 모험적 일생은 「모스크바」에서 「파리」까지, 「러시아」혁명부터 2차 세계대전까지 20세기를 증언하리라고 했다.
회고록은 이 밖에도 역사적 미궁에 빠져있는 「드레퓌스」대위 사건의 친동생이 쓴 『내가 체험한 대로의 「드레퓌스」사건』. 「사르트르」의 친구로 「나치」에 처형당한 작가 「폴·니장」에 대해 그의 사위며 언론인인 「올리비에·토드」가 쓴 『9월의 연대기』, 급진당수이며 주간지 「렉스프레스」 사주인 「장·자크·세르방·슈라이버」의 첫 아내 「마들렌·샤살」 여사의 『유형 당한 여인』 등이 있다. 전 「렉스프레스」 사장이며 문화상을 역임한 「프랑스와·지루」 여사도 「파리」의 일상 활동의 단상들을 모아 『내가 얻는 것』이란 제목으로 출판한다.
출판계의 꽃은 「공쿠르」상으로 1백여 명의 소설가들이 목을 빼고 수상의 영광을 기다린다. 청년작가 「파트리크·모디아노」의 6번째 소설 『안개 자욱한 상점가』, 「레이몽·강」의 『벌거벗은 강』. 「페르낭데즈」의 『장미빛 별』등이 벌써부터 평자의 입에 오르내린다.
「누보·로망」의 기수 「알랭·로브그리에」가 2개의 작품을 동시에 내놓는 것이 불 문단의 대 사건으로 기록된다.
『시역자』는 1949년에 완성, 많은 출판사들의 권유를 물리치고 오늘까지 작가가 묻어둔 작품. 따라서 「누보·로망」의 고전인 「로브그리에」의 『질투』 이전의 또 하나의 원전이 햇빛을 보게 된 셈이다. 이밖에 「르·몽드」지의 「앙드레·퐁텐」 편집국장의 『잠자는 숲 속의 「프랑스」』(정치 「에세이」). 중공의 인권문제를 다룬 『중공에서 20년』, 「로랑·바르트」의 『고통 없이』(언어론) 등이 독자들의 구미를 돋울「메뉴」들이다. 【파리=주섭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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