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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서도 허탕 … 검찰, 25일째 유병언 얼굴도 못 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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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전남 해남군 마산면 소재 구원파 소유로 알려진 우정영농조합농장 내 예배당 건물. 취재진이 방문한 9일 이곳은 비어 있었다. [프리랜서 오종찬]

9일 오후 2시 전남 해남군 마산면. 꼬불꼬불한 2차로 도로 한쪽에 ‘우정영농조합’이란 간판이 보였다. 역마산 기슭 쪽으로 300여m 들어가니 숲속에 조립식 건물 두 채가 서 있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이 전날 오전 유병언(73) 청해진해운 회장이 은신했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압수수색한 곳이다. 5055㎡ 매실농장이 있는 이곳은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 이모(77)씨 부부가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집 바깥 벽에는 유 회장이 찍은 사진들로 엮은 아해(AHAE) 달력이 걸려 있었다. 집 바로 옆은 예배당으로 쓰는 건물이다. 오후 2시40분쯤 이씨 부부가 농장에 돌아왔다. 이씨는 “어제(8일) 검찰 조사를 받고 나왔다”며 “이곳은 평범한 농장이고 유 회장을 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농장이 구원파 신도들의 예배장소로 쓰이냐고 묻자 “예배를 하든 뭘 하든 무슨 상관이냐”고 했다.

 비슷한 시각, 제주선 여객선이 다니는 해남 우수영 터미널 대합실과 화장실 입구에는 유 회장 부자의 수배 전단이 붙어 있었다. 검찰과 경찰은 유 회장의 소재에 대해 “현재까지 국내에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밀항 시도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목포 해양경찰은 120여 명을 투입해 밀항 취약 지구로 지정된 농장 인근 항구와 포구 25곳을 집중 감시하고 있다.

 수사당국이 유 회장 검거에 나선 지 25일이 지났지만 검찰이나 경찰 관계자 어느 누구도 유 회장의 얼굴을 직접 본 적이 없는 희한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중순 경기도 안성시 금수원을 빠져나온 유 회장이 순천을 거쳐 이달 초 해남·목포 지역으로 숨어들었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그러나 금수원을 언제 빠져나갔는지, 지난달 25일 유 회장이 머물던 순천 송치휴게소 인근 비밀 별장을 급습했을 때 몇 시간 전에 유 회장이 빠져나갔는지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한 달이 가까워 오도록 유 회장의 꽁무니만 쫓아다니는 셈이다.

 검경의 공조 미흡이 도주극 장기화에 한몫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검찰은 순천 별장 급습 시에도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경찰에 사전 연락을 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달 초 유씨가 해남 쪽으로 향한 정황을 파악하고서야 뒤늦게 경찰에 공조를 요청했다. 지난 8일 우정영농조합 압수수색 땐 한 시간 전에 해남경찰서에 지원을 구했다. 그러나 경찰이 도주를 막기 위해 포위망을 구축하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이성한 경찰청장은 이날 “(유 회장에 대한) 첩보를 입수하더라도 검찰과 상의 없이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건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내 구원파 신도가 정보를 유출한다는 의혹에 대해선 “내부적으로 신자 2명이 있다고 들었으나 하위직인 데다 수사라인과 전혀 관련 없다”고 밝혔다.

 ◆세월호 선원 오늘 첫 재판=이준석(69) 선장을 비롯해 승객을 놔두고 먼저 탈출한 선원 15명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이 10일 오후 2시 광주지법에서 열린다. 재판부와 검찰·변호인이 앞으로 법정에서 다툴 사안들을 정리하고 얼마나 자주 재판을 열지 등을 정하는 자리다. 피고인 15명도 전원 참석한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 100여 명 등이 방청한다. 유병언 회장 측근들에 대한 첫 재판은 오는 16일 인천지법에서 열린다.

이가영 기자, 해남=장대석·장혁진 기자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

본 인터넷 신문은 지난 4월 16일 이후 기독교복음침례회와 유병언 전 회장 관련 보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정정 및 반론보도문 게재합니다.

유 전 회장이 달력을 500만원에 관장용 세척기는 1000만원에 판매한 사실이 없으며, 금수원에는 비밀지하 통로나 땅굴은 존재하지 않으며 유 전 회장과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가 오대양사건과 무관함은 지난 세 차례 검찰 수사 결과에서 밝혀졌으며 이는 지난 5월 21일 검찰이 공문을 통해 확인해 준 바 있으며, 유 전 회장이 해외밀항이나 프랑스에 정치적 망명을 시도는 검찰 수사 결과 사실무근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에 해당보도를 바로 잡습니다.

또한, 유병언 전 회장은 청해진해운 관련 주식을 소유하거나 4대보험이나 국민연금을 받은 사실이 없으므로 실소유주나 회장이라 할 근거가 없으며, 유 전 회장은 1981년 기독교복음침례회 창립에 참여한 사실이 없고 해당교단에 목사라는 직책이 없으며, 유 전 회장 일가의 재산으로 추정되는 2400억의 상당부분은 해당 교단 신도들의 영농조합 소유의 부동산이며, 기독교복음침례회에는 해당 교단을 통하지 않고는 구원을 얻을 수 없거나 구원받은 후에는 죄를 지어도 죄가 되지 않는다는 교리는 없으며, '세모'는 삼각형을 '아해'는 '어린아이'를 뜻하며, 옥청영농조합이나 보현산영농조합 등은 해당 영농조합의 재산은 조합원의 소유이며, 기독교복음침례회 내에는 추적팀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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