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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일본을 꺾을수 있다"|사상 첫 세계정상 노리는 한국 여자배구「팀」|시라이등 주력빠진 일은 「어린마녀」|틀잡힌 속공·끈질긴 수비의 한국우세|"진다"는 선입관 없애야…쿠바와도 해볼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한국여자배구「팀」은 체육사상 처음으로 구기종목에서 금「메달」획득이라는 부푼 기대를 안은채 5일밤11시30분 (한국시간) 일본과 결승진출을 놓고 한판 승부를 겨룬다.
지난달25일부터 소련「레닌그라드」에서 벌어지고 있는 제8회 세계여자배구선수권 대회에서 한국「팀」은 단신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특유의 끈질긴 「서브」와 다양한 공격을 재치있게 구사하면서 승승장구, 각국 선수단의 놀라움을 사면서 4강이 겨루는 결승「토너먼트」에 진출한 것이다.
비록 3일의 준결승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중공에 첫 패배의 아픔을 당하기는 했으나 일본과 함께 세계배구계를 양분하고 있던 「홈·팀」 소련을 3-0으로 잡은것은 특기할만한 쾌거로 우승을 바라볼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4일 본사와 가진 국제전화에서 이창호감독은 『험난한 길을 투지로 헤치고 첫 목표인 준결승 「리그」의 통과를 이뤘다.
이제 우리의 목표는 「일본타도」이며 결코 비관도 낙관도 하지 않는다』고 신중하게 말했다.
한국과 일본의 전력을 이번 대회의 전적상으로 살펴보면 한국이 다소 우세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 중공에 3-1로 패한 것을 제외하면 전 경기를 완승한데 반해 일본은 강력한 우승후보인 「쿠바」에 3-0으로 완패한 것 외에도 미국과 「체코」에 2「세트」,「페루」에 1「세트」를 뺏기는 고전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의 대결은 다른 「스포츠」에서 나타났던 것처럼 『전력외적인 요건』이 크게 작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승산은 반반이라고 보는게 타당할 것같다.
그러면서도 한국이 일본을 꺾을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라고 보는것은 일본 「팀」의 주전인 한국계의 「시라이」(백정)와 그밖에 「마에다」(전전) 「마쓰다」 (송전)등 3명이 빠져 64년 동경「올림픽」이후 일본배구사상 최약「팀」이라고 전문가들이 지적하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한국은 국제대회에서 일본대표「팀」을 한번도 꺾어보지 못했다.(※한일역대전적도표참조…75년「프레·올림픽」대회에서 일본「히다찌」를 3-0으로 제압한 것이 유일한 승리의 기록이다.)
그러나 이 감독은 이번의 한일전에 대해 『우리의 당초 목표는 결승「토너먼트」진출이었다. 이제 그 목표가 달성된 이상 앞으로의 대전은 아무 부담 없이 싸우는 일전으로 삼겠다.
그런 점에서 선수들은 「일본공포증」에서 벗어나있을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전력을 잘 알고있고 비슷한 작전이므로 재미있는 경기를 벌일 것이다』고 승리의 암시를 살며시 나타내면서 『일본의 전력이 약화된 것은 사실이나 신장면이나 「팀웍」면에서는 별다른 결점이없는 만만치 않은 상대다. 왼쪽공격에 주력하던 전법을 바꾸어 백명선·심순옥의 오른쪽 공격으로 돌파구를 연후에 보다 다양한 공격으로 기선을 제압할 생각이다』고 털어놨다.
결국 한국이 일본을 제압하고 대망의 결승에 진출하느냐의 열쇠는 정확도를 더해가고 있는 윤영래 유경화의 「토스」와 이를 속공으로 연결해줄 변경자등 주전들의 일사불란한 「팀웍」에 있으며, 끝까지 무너지지 않는 끈기있는 수비가 일익을 맡게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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