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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달프·골룸·아바타 … 환상을 현실로 '특수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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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영화 `반지의 제왕` 속 간달프의 모형 앞에 선 리처드 테일러 대표. [사진=김진솔(STUDIO 706)]

“우리가 추구하는 모토는 독창성이다. 뉴질랜드의 자연뿐 아니라 고전 회화나 조각·건축 등 다양한 영역에서 그 영감을 얻는다.”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6일 개막한 ‘웨타 워크숍, 판타지 제왕의 귀환’ 전시에 맞춰 내한한 리처드 테일러(45·웨타 워크숍 대표)의 말이다. 뉴질랜드에 자리한 웨타 워크숍은 시각효과 분야에서 세계적인 회사다. ‘반지의 제왕 ‘3부작(2001~2003, 피터 잭슨 감독)과 ‘아바타’(2009, 제임스 카메론 감독)를 비롯해 숱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 다양한 시각요소의 디자인과 제작을 담당해 왔다. 리처드 테일러 자신도 ‘반지의 제왕’ 시리즈와 ‘킹콩’(2005, 피터 잭슨 감독)으로 분장·의상디자인·시각효과 등 아카데미상 트로피를 다섯 개나 받았다.

 그는 “1987년 처음 웨타 워크숍을 시작할 때만 해도 직원이라고는 아내와 나뿐이었다”며 “소품이나 세트를 만들어 지역 방송국에 공급하는 작은 회사였다”고 돌이켰다. 이들의 솜씨를 눈여겨 보고 먼저 협업을 제안한 이는 같은 뉴질랜드 출신인 피터 잭슨 감독이다. 현재 웨타 워크숍이 거느리고 있는 여러 자매회사 중 디지털 시각효과를 담당하는 웨타 디지털은 피터 잭슨과 함께 1993년 만든 회사다. 최근에는 또 다른 자매회사 스타독엘피를 만들어 신진 발굴에도 힘을 쏟고 있다.

 리처드 테일러는 “웨타 워크숍에는 미술·조각 등 여러 아티스트가 활동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아티스트를 체계적으로 육성해 영화와 예술의 접목을 다양하게 시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시각효과 등 영화 스태프를 단순히 기술자로 여기는 시각이 여전히 많지만 창조적인 작업을 한다는 점에서는 예술가나 다름없다”는 게 그의 견해다.

 이번 전시에서도 웨타 워크숍의 이같은 면모를 살펴볼 수 있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골룸·간달프를 비롯해 ‘호빗’ 시리즈(2012~, 피터 잭슨 감독)의 트롤·아조그 등 웨타 워크숍이 작업한 캐릭터들의 모형과 소속 작가들의 작품 등 36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8월 17일까지 계속된다.

지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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