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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위의 살인을 막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최근「유럽」의「복싱」계는 선수보호를 위한「룰」개정이 한창이다. 서독과「스페인」 이 이미 새로운 규정을 제정했는가 하면「이탈리아」·영국 등도 이에 뒤따를 방침이기 때문에 최소한「유럽」의「복싱」선수만은『죽음의「링」』으로부터 해방될 것이 틀림없다.
이 같은 조처는 지난 6월 불과 이틀사이에「스페인」과「이탈리아」에서 각각 1명씩의 선수가 뇌진탕으로 숨진 후에 제기된 것으로「합법적인 살인」이란 규탄으로부터 점차「안전한 스포츠」로의 전환을 뜻하는 것이다.
문제는 금년2월 1명의「프로」선수를 잃은「스페인」에서 지난 6월20일 또다시「아마」 선수가 숨짐으로써 시작, 설상가상 격으로 이틀후인 22일「프로·복싱」「유럽」선수권자인「이탈리아」의「안젤로·자코푸치」(29)가 영국「앨런·민터」와의 12회 선수권방어전을 마친 다음 뇌진탕으로 숨지면서 전「유럽」은 일제히「복싱」반대론에 휩싸이고 말았다.
「바티칸」방송이「복싱」을『목숨을 무시하는 부도덕행위』로 규탄했는가 하면 서독연방의회의「한스·요아킴·옌츠」의원 같은 반대파는 법적으로「복싱」금지를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더욱 강경한 반대는「매스컴」-. 희생자인「자코푸치」는 76년의 제1차 방어전을 위한 연습도중 머리에「스트레이트」를 맞고 KO당했음에도 이 사실을 감춘 채「링」에 올라갔다가 패한 과거사를 밝히면서「복싱」의 상업주의를 일제히 규탄했다.
2차대전후 3백29명의「복서」를「링」에서 숨지게 하고도 그동안 시치미를 뚝 떼어온 뱃심좋은「복싱」계 이지만 이 같은 집중포화 앞엔 역부족으로 굴복,「룰」을 개정케 된 것이다.
사고직후「복싱」금지를 결정했던「스페인」「복싱」연맹은 우선 모든 선수에 대한 뇌 검사와 KO선수에 대한 24시간의 강제입원을 결정하는 한편「유럽」선수권 전은 현행 15회를 10회로 줄이도록 요구-.
그리고 서독의 독일「프로·복싱」연맹은 국내「타이틀」의 경우 현행 12회를 10회로 단축한데 이어 앞으로는 8회로 줄일 예정이며 KO선수는 6주간「링」에 나서지 못하도록 규제했다. 그밖에「이탈리아」·영국·「프랑스」도 이와 비슷한 조처를 준비중이기 때문에 앞으로의「유럽」이 선수권쟁탈전은 12회, 또는 10회전 경기가 될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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