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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낙현씨 구치소 수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전 공화당소속 국회의원 성낙현씨(54)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는 대검특별수사 부(한옥신 대검검사·이종남 부장검사)는 10일하오 성씨가 농협조합장 임명을 미끼로 5백만 원을 받은 이외에 모래채취허가를 조건으로 7백만 원의 뇌물을 받는 등 2건의 잇권 청탁에 개입, 모두 1천2백만 원의 뇌물을 받은 사실을 밝혀내고 성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알선수재)위반혐의로 구속, 영등포구치소에 수감했다.
성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10일 하오9시30분 서울형사지법 한정진 수석부장판사에 의해 발부돼 11일 상오3시45분 집행됐다.
검찰에 따르면 성씨는 75년10월 친척인 부산 신한여객 이사 성낙수씨로부터 밀양군일대의 모래채취에 대해 독점허가권을 얻어달라는 부탁과 함께 7백만 원 상당의 성낙수씨 소유대지2백 평(부산시 동래구 동상동 소재)을 받았다는 혐의다.
검찰은 2건의 잇권 청탁사건과 관련, 성씨에게 뇌물을 준 전 밀양군 밀주농협단위조합장 이수백(55)·부산 신한여객 이사 성낙수(64)·창녕고양지구 공화당사무국장 성낙철(50)씨 등 3명을 입건했다.
검찰관계자는 이밖에 성씨의 다른 비위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펴고 있으며「스캔들」자체에 대한 수사가 곧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속 집행>새벽3시 구치소로
성씨가 관련된 2건의 비위사실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 진 것은 10일 하오 4시30분쯤.
서울 마포구 남경「호텔」에서 수사를 지휘하던 이종남 부장검사는 남경「호텔」에서 하오9시쯤 영장을 작성해 검찰청사에서 대기 중이던 오택근 검찰총장·한옥신 대검특수부장에게 최종보고를 마치고 서울영등포에 있는 한정진 서울형사지법 수석판사 자택으로 가서 영장을 발부 받았다. 이 부장검사는 남경「호텔」로 돌아가 성씨를 수감하려했으나「호텔」 주변에 몇몇 기자들이 있는 것을 보고 방향을 돌려 검찰청으로 돌아갔다.
상오3시가 지나서야 수사관들은 성씨를 둘러싼 채 대기시켰던 승용차에 태워 서울 영등포 구치소로 향했다.
성씨는 영등포구치소 입구에서 수사관들에게『수고가 많았다』면서 악수를 청한 뒤 초라한 모습으로 교도관의 뒤를 따라 들어갔다.

<수사 상황>"모래이권 모르는 일" 처음엔 발뺌…부인도 조사
9일 밤 농협조합장 임명을 둘러싼 뇌물사건에 대한 조사를 받을 때까지만 해도 비교적 순순히 응했던 성씨는 10일 낮 모래독점 채취허가를 둘러싼 뇌물사건에 대해 추궁 당하자 태도를 바꿔 처음에는 혐의사실을 부인했다.
수사관계자에 따르면 성씨는 추가혐의사실을 추궁 당하자『나는 모르는 일』이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고 전했다.
이어 수사관들이 이미 조사된 자료를 제시하며『조금후면 관계자들이 비행기편으로 서울에 도착한다』고 말하자 몹시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그것도 이미 조사가 됐느냐』며 고개를 떨구었으며 이어 낮1시30분쯤 부산에서 이수백·성낙수·성낙철씨 등이 비행기편으로 서울에 도착, 조사장소로 연행되자 그때부터 순순히 범행을 시인하기 시작했다.
성씨의 부인 유정옥씨는 이사건의 참고인으로 10일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당초 수사본부를 신촌 역 앞 S「호텔」로 정했으나 취재기자들에게 장소가 알려지자 10일 하오l시쯤 서울 마포구 합정동 393 남경「호텔」로 장소를 바꾸었다.

<일문일답>"괴롭다" 체념의 빛
성씨는 수감되기 전「호텔」방에서 나와「프런트」에서 승용차를 기다리는 동안『괴롭다. 아무것도 묻지 말아달라』며 체념한 듯 얼굴을 손으로 감쌌다.
다음은 기자와의 문답내용-.
-현재의 심경은.
▲(처음에는 대답을 않다가) 괴로울 뿐이다. 동료국회의원들에게 죄송스럽다.
-「스캔들」이 밝혀진 후 국민의 여론을 알고있는가.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며) 알고있다. 감수하겠다.(한참 있다가) 이번 기회를 계기로 새사람이 되겠다.
-국민들과 학부모들에게 할말은.
▲(얼굴을 양 무릎 사이에 깊이 파묻으면서)괴롭다.
-조사 받는 동안 가족들과 연락은 있었는가.
▲……
-가족 중에 만나보고 싶은 사람은.
▲……
이때 호송하기 위한 승용차가 도착하자 성씨는 취재기자에게『나 때문에 수고가 많다』고 말한 뒤 수사관들을 따라 뛰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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