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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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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8월을 맞는다. 더위도 이달 초순으로 한고비 넘는 것 같다.8일이 입추,16일이 말복.
서울의 8월 평균 기온은 25·4도. 아득한 북쪽 중강진은 8월이면 어느새 추색이 든다. 평균기온이 22·7도.
그래도 우리나라의 여름은 긴 편이다. 월 평균기온이 18도틀 넘으면 열대성기후라고 말한다. 열대식물들이 자라는 기온도 18도다. 우리나라에서 이 기온을 넘는 달은 대략6월부터 9월 사이다.
그러나 여름에 비가 많은 것은 한결 더위를 잊게 한다. 연 강수량 50%이상이 여름에 내린다. 더구나 내륙지방에는 60%의 비가 여름에 쏟아진다.
올 여름은 장마가 유난히 길었던 탓인지 무더위만 기승을 부린다. 시원한 소나기 한번 보기 힘들다.
그나마 태풍이라도 한차례 지나가 잠시나마 더위를 식혀준다. 바다를 찾은 피서객들에겐 더없이 반갑지 않은 손님이지만 도시의 숨막히는 무더위 속에선 한결 반갑기만 하다.
연중 태풍이 가장 많은 달은 8월이다. 평균 6·5회의 태풍이 지나간다. 태풍도 그 산지에 따라 이름이 다르다. 인도양의「뱅골」만에서 발생한 태풍은「사이클로」라고 한다. 회오리바람이라는 뜻이다.「허리케인」이라고 불리는 태풍은 북태평양 남서부·인도서쪽·남반구의 호주 그리고「아프리카」 동쪽 등에서 일어난다.
태풍은 연평균 29개 가량이 발생된다고 한다. 적은 해는 19개에 그치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해는 49개의 태풍의 휩쓸기도 한다. 그 가운데 우리나라를 지나는 태풍은 강한 경우는 2년에 한차례, 보통의 것은 연평균 한두 차례에 그친다. 그것도 8월에 집중되어있다. 4개의 태풍 중 3개정도가 8월에 몰려 있는 것이다.
태풍에는 각각 이름이 붙어있다. 올 여름 우리나라를 스치는 태풍은「웬디」호. 이들 이름은 모두 서양 여성의 이름에서 본 땄다.거칠고 억세고 난폭한 태풍에 여성의 이름을 붙이는 것은 여간「코믹」하지 않다.
일설에는 태풍의 앙칼진 성질을 풍자한 이름이라고도 한다. 태풍의 이름은 4개조로 나뉘어 조마다 21개씩, 모두 84개의 이름을 갖고 있다. 이들은 역사나 전설, 또는 소설 속에 나오는「악녀」들의 이름을 수집한 것이다.
그러나「로맨틱」한 설명을 하는 사람도 있다. 폭군 같은 태풍을 다스리기 위해 여성의 이름을 붙여준다는 것이다. 태평양지역의 태풍작명소는「괌」도의 태풍관측소.
태풍일과라는 말도 있다. 한여름이 지나면 우리의 마음도 그런 경지를 이룰 것 갈다.
하긴 일년 열두 달을 태풍 속에 살고 있는 것도 같아「생활의 정적」이 한결 목마르게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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