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농민대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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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78년 여름 농민대학이 7백여명의 수료자를 내고 성공리에 끝났다.
여름농민 대학은 20대부터 60대까지의 희망자를 모아 산 영농기술을 가르치는 현장교육으로서 65년부터 시작되어 금년이 13번째가 된다. 연령·학력·성별에 제한 없이 누구나 참여하여 새로운 영농정보와 과학적 농업기술 등을 생생하게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해마다 그 인기가 높아가고 있는듯 하다.
이러한 현장 농업교육을 지난 13년 동안 꾸준히 실시하여 1만명의 수료자를 배출한 전국농업기술자협회의 노고를 치하하며 앞으로의 계속적인 분발을 기대하는 바이다.
여름농민대학에선 수강생이 4박5일 동안 숙식을 같이하며 이론과 실제를 동시에 배우고 각기의 영농경험을 서로 나눌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학교교육과는 다른 차원의 사회교육이며 산 영농기술의 확대·보급인 것이다.
금년여름에만 7백여명의 희망자가 몰려들 정도로 인기가 높은 것은 당장 활동할 수 있는 실제적인 기술과 시장경보를 강의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현재 농업에 종사하고 있거나 희망하는 사람들엔 더할 수 없이 귀중한 기회로서 성인교육의 한 「모델」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인 농업국으로서 아직도 취업인구나 산업구조면에서 농업의 비중은 크다.
현재 급속한 공업화가 추진되고 있는데 비례하여 농업생산성의 향상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농촌노동력의 부족을 메우기 위해서나 소득증가에 비례한 식생활향상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서 영농의 생력화·다각화·고부가가치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식생활의 개선은 농산품수요의 다양화로 나타난다.
최근 고추·마늘·깨까지 외산이 들어오는 것은 식생활의 변화를 농업 생산 면에서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농업도 종래와는 다른 인식·방법·기술이 요청되는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지 못하면 농산물의 고가화와 수출 증가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농업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이에 바탕을 둔 농업기술혁명은 시급하다 하겠다. 아직도 농업분야에선 생산을 늘리고 종류를 다각화하고 경지의 고부가가치화를 기할 수 있는 여지는 많다고 생각된다.
물론 이런 목표를 달성하려면 농업정책기본에서부터 가격·기술개발·유통구조 전반에 걸친 종합적인 접근이 있어야겠지만 당장은 영농의 산지식을 단시일에 널리 확산시키는 것이 기장 효과적일 것이다.
하늘만 보고 농사를 지을 것이 아니라 정확한 수급전망과 과학적인 영농방법에 의해 생산과 수익을 올려야 하는 것이다.
이런 목적을 위해 농민대학은 큰 몫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그 규모와 수효를 대폭 늘려 희망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이 교육은 증산·농가수지의 개선·농수산물 가격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와 아울러 청소년에게도 이와 비슷한 기회를 부여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도시화와 더불어 청소년들이 자연을 접하고 관찰하고 또 교육받을 기회가 죽고 있다. 이러한 현장은 자연의 생태학적순환에 대한 이해와 자연에 대한 감사·외경을 뺏어 가고 심지어는 우리의 주식인 쌀이 어떻게 생기는 가도 모르게 만들고 있다.
어떤 형식이든 농민대학과 같은 성인교육·현장교육·자연교육의 확대를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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