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경제정상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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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본」경제정상회담은 서방경제가 침체와 혼란에 빠져 있는 중에 선진공업국 수뇌들이 모여 공동관심사를 논의했다는 것만으로도 의의가 큰 것이다. 이제까지 3차례 열린 경제정상회담에서도 구체적인 합의나 협조적 행동은 이룩되지 못했지만 심각한 경제침체 속에서도 각국이 첨예 적 개발행동으로 질주하는 것을 막아 서방세계의 공동번영을 항상 의식토록 한 것은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현재 서방경제가 안고 있는 주요문제는 ①「오일·쇼크」이후 계속된 경제침체 ②통화 정세의 불안 ③동경「라운드」의 답보 ④「에너지」절약노력의 미흡 ⑤보호무역주의의 대두와 미·EEC·일본간의 무역불균형이라 할 수 있다.
지난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미·일·서독의 경기선도 역할 론은「결이 불행」으로 끝나고 말았다.
미국의 무역적자확대와 서독의 전통적인 안정 우선 정책, 일본의 정책경직성 때문에 세계경제의 회복을 위한 공동행동은 사실상 실행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이번「본」회담에서도 경기회복 및 실업감소를 위한 협조노력은 합의되었지만 이것이 행동화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원칙적인 방향에서 그것이 아무리 서방세계의 공동??영을 위해 유일하다 해도 각국의 복잡한 국내사정 때문에 구체적인 정책으로 채택되기까지에는 제약이 많기 때문이다.
이번 회담에서 세계 경제위기는 모든 국가들의 공동노력으로만 해결할 수 있으며 보호주의 배격과「에너지」절약이 긴요하다는데 합의한 것은 당장 실행은 어렵지만 그런 방향으로 노력해야 할 원칙의 재확인이라 할 수 있다.
또「카터」대통령이「에너지」법안을 조속 통과시켜「에너지」절약을 실행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서방세계에 대한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미국의 무역역조 심화를 막고「달러」가치를 안정시키기 위해선 미국의「에너지」절약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일본도 이번 회담에서 무역흑자의 축소와 적극적인 경기회복 책을 요구받았는데 미국이 「에너지」절약을 선선히 수락한 만큼 일본도 이에 상응하는 성의를 행동으로 보여야 할 것 이다.
서독이 60억「달러」의 감 세와 수입증가 등 경기회복 책의 실시를 약속한 것도 큰 성과라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통상적인 기준에서 볼 때에도 이번「본」회담은 상당한 성공을 거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성과는 이번 합의된 원칙방향을 각국이 얼마만큼 성의와 용기를 갖고 행동화하는데 달려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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