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상징 SNS에 알아사드 홍보물이 …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민주화에 약일까 독일까. 2010년 중동과 북아프리카 민주화 혁명의 기폭제 역할을 하면서 각광받던 SNS 역할에 의문을 제기하는 일이 생겼다. 최근 페이스북이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의 대선 캠페인 게시물을 광고(sponsored)로 타임라인에 띄운 것이다.

 알아사드는 3일 시리아 대선을 앞두고 지난달 10일 페이스북에 캠페인 계정을 만들었다. ‘사와(sawa: 아라비아어로 ‘함께’라는 뜻)’라는 이름으로 개설된 계정엔 22만 명 이상이 ‘좋아요’를 눌렀다.

 “전범의 돈을 받고 광고를 실었다”는 논란이 일자 페이스북은 즉각 해당 게시물을 내렸다. 하지만 시리아 난민을 돕는 단체 ‘시리아 캠페인’ 측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모방한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마크 저커버그는 알아사드로부터 받은 돈을 시리아 어린이를 위해 기부하라”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또 “돈을 받고 알아사드의 계정을 홍보함으로써 페이스북은 가장 악랄한 정권의 프로파간다를 위한 플랫폼이 됐다”고 비판했다.

 페이스북 측은 광고 게시 대가로 얼마를 받았는지 밝히지 않은 채 “페이스북은 시리아에 대한 모든 제재를 준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페이스북엔 표현의 자유가 있지만 사용자들이 페이스북에서 불쾌한 것을 발견했을 땐 그 상황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알아사드의 ‘사와’ 계정을 폐쇄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음을 밝혔다.

홍주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