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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배에 끌려갔던 국민교생|보름만에 암장시체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10대 불량배에게 끌려가 실종됐던 국민학생이 15일만에 암장된 시체로 발견됐다.
7일 하오 7시30분쯤 서울 강남구 암사동 암사 시영「아파트」21동 뒤 한강둑 수문 보수공사장에서 주태식 씨(43·암사「아파트」11동 502호)의 2남 양규군(11·강동국교 5년 4반)이 흙더미 속에 묻혀있는 것을 공사 중이던 극동건설소속「포크레인」운전사 송인춘 씨(27)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주군은 6월22일 하오 8시쯤 집 앞에서 같은 반 학생인 조성규 군(11)과 함께 놀다 일명「벌레」(16세 가량)라는 불량배에게 끌려간 뒤 소식이 없었다.
숨진 주군은 실종될 당시 입고있던 검은색 반바지와「러닝·셔츠」를 그대로 입고 있었고 얼굴에 심한 타박상이 있었다.
경찰은 주군의 시체가 많이 부패돼 있는 것으로 봐 1주일 전쯤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주군이 암장돼 있던 곳은 주군의 집에서 약 1백m가량 떨어진 곳으로「아파트」5층인 주군의 집「베란다」에서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이다.
경찰은 주군이 불량배들로부터 도둑질을 강요당하다 살해당해 매장된 것으로 보고 주군을 불러낸「벌레」등 인근 불량배들을 중심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강동국교 주변 학부모들은 6월27일 강동국교 학생들이 불량배들에게 끌려가 천호동시장과 상가 등에서 도둑질을 강요당하다 도망쳐 오는 등 사고가 잇달아 인근 불량배들을 단속해 달라고 경찰에 진정했었다.
숨진 주군과 같은 반 학생인 조군도 6월10일쯤 불량배들에게 끌려가 도둑질을 강요당했고 6윌12일에도 천호국교 4년 표현기 군(11)이 불량배들에게 끌려갔다 2일만에 돌아오기도 했다.
불량배들에게 끌려갔던 조·표군에 따르면 이들 불량배들은 5∼20명의 10대 청소년들로 산에「텐트」를 치거나 빈 움막에서 생활하며 자기들보다 어린 10대 소년들에게 도둑질을 시켜가며 생활하고 있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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