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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기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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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성급한 10대 총선 예비전이 서서히 불붙고 있다. 내년 2월을 선거 월로 보면 아직은 서전단계. 7월로 예정된 대통령선거, 9월 정기국회 등 굵직굵직한 정치 일정이 남아있으나 공천획득, 조직확대, 당선에 이르는 전략과 묘방을 세워놓고 현역은 현역대로, 도전자는 도전자대로 표밭 나들이가 한창이다. 그것은 임기6년의 버스를 놓치면 다음차례가 막연하다는 생각과 돈을 무기로 한 무소속 후보 군이 훨씬 늘어났기 때문에 나타난 현장이라 할 수 있다. 「1당5락」(1억 원 당선·5천만 원 낙선)이란 말 등이 나돌아 선거에 쓰일 실탄규모를 짐작케하고 있으며 출마자도 73년 9대 때의 2.3대1을 넘어서 4대1이상이 되리란 진단들이다. 도별 현황을 중계해본다.
수도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경기도는 서울바람을 타는 인천·수원·성남 등이 자리잡고 있어 예비선거전도 조직확대·「붐」조성 등이 바탕을 이루고 있다. 우선 4선의 이병희(공) 김형일(신) 의원 등 두 거물이 군림해온 수원-화성은 김 의원의 돌연한 작고로 야당권 격렬 지역으로 부상.

<고 김 의원 장남도 출마 의사>
자유당 때 3, 4대의원을 지낸 손도심 씨, 신민당 쪽의 서태원(5대) 박상묵(5대)씨 등 전직의원, 28년의 야당생활과 씨족 3천여 호를 업고 나서는 홍경선 씨(구 진산 계), 유용근(중앙상무위원) 박왕식 (〃) 김진수(지도위원) 윤응렬 (전 도의원) 김현기(김형일 의원 전 비서관)씨 등 10여명이 표면활동에 나서고 있다.
무소속으론 황선종 씨 (D보험지점장), 정광호 씨(유정1기·전 해병대 사령관)가 후보군.
그러나 고 김 의원의 장남 인준 씨(31·하버드대 경제과 박사학위 취득 예정)가 부친의 뒤를 이어야 한다는 지구당원들의 요청과 친지들의 권유로 출마를 결심, 신민당 공천전에 뛰어들 기세여서 판도는 예측불허 상태.
신민당 출신의원이 없는 의정부·양주-파주는 야당뿐 아니라 여당 도전자까지 대거 나서 치열한 경합지대.
박명근(공) 이진용(무) 의원의 현역기반에 도전해 홍우준 씨(경민학원 이사장)가 대규모 구국기도회 등을 주최, 영향력을 넓히며 공화당 공천전을 벌이고 있고 이강혁(외대교수) 이영준(문산 여상 이사장) 씨도 적극 활동. 신윤창(6, 7대·롯데전자 회장) 이윤학(8대·조양학원 이사장) 조병봉 (유정 예비후보) 이성호(공화당 지방국장) 씨는 여권 지망파.
전 혁검 부장 박창암 씨와 오정근 의원(유정)도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거론대상.

<3명이 연합…공동사무실>
신민당 쪽에선 지구당위원장 김형광 씨(9대 출마)에 도전, 신동균(훈련원 부원장·이철승 계) 최정택 (사회부국장·신도환 계) 정규완 (중앙상무위원·이충환 계)씨 등 3명이 연합전선을 구축. 이들은 30평 규모의 공동사무실을 구입, 「신민당원 신·최·정 사무소」란 간판(「신민당」이라고 쓴 간판은 위법이기 때문)을 달고 누가 공천을 받더라도 남은 두 사람이 밀어주기로 서약을 한 뒤 조직을 확대하는 한편 범야 협의회를 구성, 면 단위별 침투전도 벌이고 있는 실정.
김유탁·김재춘 씨 등 두 공화당 의원이 각각 고양과 김포를 기반으로 복수 당선된 고양-김포-강화는 공화당이 다시 복수공천을 할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돼있는 지역. 강화를 거점으로 한 신민당의 오홍석 씨(8대)는 「내 고장 인물 찾기 운동」으로 선거구내 2백 여 교회에 대한 순회 교회활동을 전개.
두 김 의원은 「불가침조약」을 맺고 6년 동안 한강을 사이에 둔 채 서로 「월경금지」조항을 지켜온 사이.
김유탁 의원은 선거구로 매일 「출근」조직을 다지고 있고 김재춘 의원은 아예 선거구에 묻혀 두더지작전 중.

<불가침조약 맺고 월경 안 해>
강화 쪽에선 오씨 외에 친 여의 남궁택 (병원장) 장준영 (전 청와대비서관·8대 공천)씨가 출마 준비를 하고 있고 황필주(예비역소장) 김영양(전 해병대 부사령관) 씨와 9대 때 공화당 공천을 신청했던 이명춘 씨 (국무총리 행정조정실장) 등이 거론되고있으나 현재로선 움직임이 별로 없는 상태. 김포에선 전 민주당 지구당위원장을 지낸 김두섭 씨가 통일당으로 나설 움직임.
차지철씨의 청와대 경호실장 진출로 공화당 의원이 없는 성남-여주-이천은 신민당의 오세응 의원과 차 실장 후임으로 공화당 위원장이 된 정동성 씨가 활발히 뛰고있는 지역.
그러나 신민의 전기준 씨 (중앙상무위원)는 오 의원에 도전, 당내 주류의 힙을 입어 공천을 노리고 있고 박종진 (통일) 황두영 (전 광주·이천 군수) 조경화(병원장) 씨도 거론 후보군.
정동성씨는 식수난을 겪는 성남시 고지대 주민들에게 물 나르기 운동도 벌여 이색작전을 펴고있고 오 의원은 주일마다 부인과 함께 성남교회에 나가 예배를 보는 것이 주례 행사.
김은하 (신민·4선) 유승원 (공화3선)의원 등 두 중진이 버티고 있는 인천엔 8대의원을 지낸 김숙현 변호사(60)가 「마지막 기회」라며 뛰어 들어 삼파전으로 번질 움직임.

<안양-시흥구는 조용한 편>
김씨가 최근 「라이언즈·클럽」회장 선거전에 나선 것도 여당 공천을 의식한 작전으로 보는 이가 있으며 공천탈락의 경우 무소속으로라도 나설 것이라는 게 중평. 이밖에 조철구(의사) 최낙구(변호사) 심재갑(통일당) 한종수 (무소속) 씨 등이 물망대상이며 이승윤 의원(유정) 도 이곳에 연고가 있어 본인의사와 관계없이 거명 상태.
평택-용인-안성에는 신민당의 유치송 최고위원이 야당 독주자로 나서고 있고 여당에선 서상린 의원이 기반 확대작업을 전개하고 있으나 김태경(전 경기지사) 김연상 (예비역 해병준장)씨 등도 거론 대상. 최영희 의원(유정)도 연고지역이며 무소속으론 정광환 씨(전 교수) 가 유망주.
오학진 의원(공)과 이택돈 의원(신)이 확고한 지반을 갖고있는 안양-시흥·부천·옹진은 신하철 씨 (통일)가 사진을 넣은 명함을 돌리고 있는 외에 김창규 의원(유정)이 시흥에 연고가 있어 주민들간에 이름이 오르내릴 뿐 비교적 조용하다.
9대 때 무투표로 당선한 김용채(공) 천명기(신) 의원이 「사이좋게」지내고 있는 연천-포천 가평-양평에서는 선거구 관리로는 A급에 속했던 오치성 씨 (전 내무장관)가 외유에서 귀국한 뒤 가끔 경조사에 얼굴을 내밀고있으나 위로부터 『청신호가 떨어지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겠다』는 몸가짐. 【주원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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