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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주변에 강대국 많아 미국처럼 패권국 되기 어려워”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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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7호 10면

김상선 기자

“중국은 주변에 강대국이 많아 미국처럼 패권국이 되기 어렵다. 한국은 이런 역학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서 중국의 부상에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미 우드로윌슨센터 이사 로이 스테플턴

지난달 27일 서울에서 열린 중앙일보-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포럼 참석차 방한한 로이 스태플턴(79·사진) 우드로윌슨센터 이사는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1991~95년 주중 미 대사를 지낸 그는 중국에서 태어나 14세까지 지냈다. 중국어가 유창하며, 중국 고위층과 폭넓은 관계를 맺고 있다.

-중국의 부상을 어떻게 평가하나.
“중국이 지배적 세력(dominant power)이 되긴 어렵다고 본다. 접경국이 캐나다와 멕시코뿐인 미국과 달리 중국은 수많은 강국에 둘러싸여 있다. 러시아와 일본, 인도와 미국은 물론 한국·베트남도 무시할 수 없다. 이들 국가는 중국이 패권을 추구하면 홀로 또는 연합해 반발하므로, 중국이 목표를 이루기 어렵다. 이 점에서 동북아는 유럽과 비슷하다. 나폴레옹의 프랑스나 히틀러의 독일 모두 유럽의 패자가 되려 했지만, 주변국들의 견제로 실패했다. 중국도 동일한 역학이 작용해 결코 지배세력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미국이 이 지역(동북아)에 계속 개입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한국도 그런 역학을 활용해 중국을 견제할 수 있나.
“한국이야말로 그런 역학관계에서 중요한 존재다. 천안함 폭침 당시 한국 정부의 대응이 그 완벽한 실례다. 중국이 천안함을 침몰시킨 북한을 감싸자, 한국은 서해에서 미국과 군사훈련을 벌이며 강력히 반발했다. 북한을 감싸면 손해를 본다는 걸 깨우쳐준 것이다. 중국도 이를 인정하고 북한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중국과의 우호관계는 확대해 가되, 잘못된 행동은 확실히 견제해야 그들의 패권 추구를 막을 수 있다.”

-미·중 관계를 어떻게 전망하나.
“조심스럽게 낙관한다. 양국 지도자들 모두 적대적 관계로 가면 손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자신이 주도하는 미사일 방어망(MD 시스템)에 한국의 참여를 원하지만 한국은 중국을 의식해 회피하고 있다.
“북한이 핵탄두 개발 단계에 진입한 상황에서 한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억지할 수단을 확보하는 건 당연하다. MD는 오로지 (대북)방어용 아닌가. 중국 입장에선 MD의 한국 배치를 위협으로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그런 측면을 너무 과장해선 안 된다.”

-한국은 스스로 MD시스템을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데.
“가격이 저렴하고 능력이 입증된 미국 MD를 놔두고 거액을 들여 자체 시스템을 개발하는 건 좋은 정책은 아닌 것 같다.”

-미국은 한·일 관계를 걱정하지만 일본 총리가 도발적 언행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우리 쪽이 먼저 손을 내밀긴 어렵지 않나.
“70년대 미국이 중국과 수교한 건 부통령·국무장관이 아니라 대통령(리처드 닉슨)이 베이징을 방문한 덕분이다. 그만큼 외교엔 정상 간 만남이 중요하다. 하지만 존 F 케네디 미 대통령과 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서기장의 만남처럼 양국관계를 악화시킨 정상회담도 많다. 정상회담은 양국 실무진의 사전정지 작업이 잘돼야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얘기다. 한국과 일본도 그런 점을 감안하면서 대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북한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하나. 미국은 손을 놓아버린 것처럼 보인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시도는 모두 실패했다. 비핵화가 가장 본질적인 이슈임은 틀림없지만 이제는 북한 핵과 미사일을 동결하고 확산을 막는 쪽으로 초점을 옮겨야 한다. 북한에 대해 아무것도 안 하고 표류만 하면 문제가 크다.”



원문기사는 아래의 링크를 통해 읽어보세요.
http://www.nytimes.com/2014/05/28/business/economy/concentrated-markets-take-big-toll-on-economy.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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