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두리 주택가에 떼강도 잇달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최근 변두리 주택가에 조직적인 3인조 이상의 떼강도 사건이 잇달아 일어나고 있으나 경찰은 인력이 달린다는 이유로 피해자들에게 강도 당한 사실을 알리지 말 것을 종용하거나 상부에 보고조차 않은 채 단순 절도 사건으로 처리, 적극 수사를 하지 않고 있다.
26일 상오 10시 서울 성동구 군자동 88의 37 원림산업 사장 손기혁씨 (40) 집에 20대 3인조 강도가 들어 혼자 집을 보던 가정부 차정숙씨 (47)를 식칼로 위협, 밧줄로 손발을 묶고 안방 장롱 등 집안을 1시간 동안이나 뒤져 현금 10만원과 「다이어」 반지 등 귀금속 3백여만원 어치를 털어 달아났다.
차씨에 따르면 범인들은 담을 넘어 들어가 설거지를 하던 차씨를 길이 25cm의 식칼로 위협, 돈이 있는 곳을 대라며 안방으로 끌고 가 미리 준비한 밧줄로 차씨의 손발을 묶고 이불을 뒤집어씌운 후 안방 장롱과 2층 방 등을 차례로 뒤져 금품을 털어 갔다는 것.
신고를 받은 서울 동부 경찰서는 손씨 가족들에게 사건을 외부에 알리면 수사에 방해가 된다며 함구령을 내리고 이 사건을 단순 절도 사건으로 처리, 인접 경찰서에 수사 협조를 의뢰하거나 상부 기관인 서울시경에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
또 22일 하오 1시50분쯤 서울 성동구 구의동 242 이성기씨 (37)집에 25세쯤의 강도가 식칼을 들고 침입, 이씨의 부인 안금현씨 (30)를 위협, 금품을 뺏으려다 안씨가 반항하자 그대로 달아났으나 경찰은 이 사건을 강도 미수로 처리하지 않고 단순한 절도 미수 사건으로 처리, 수사조차 하지 않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