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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분기 성장률 -1% … 3년 만에 뒷걸음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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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미국이 국내총생산(GDP) 쇼크를 맞았다.

 미국 상무부는 29일(현지시간) 지난 1분기 GDP(계절조정치)가 전년 대비 1% 감소했다고 수정치를 발표했다. GDP가 뒷걸음친 것은 2011년 1분기(-1.3%) 이후 3년 만이다. 지난달 나온 1분기 GDP 잠정치는 0.1%였는데 대폭 하향 조정됐다. GDP가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조사한 시장 컨센서스는 -0.6%였다. 그러나 실제 상황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원인은 ‘날씨 효과’다. 수십 년 만의 혹한과 폭설로 주택 건설과 기업 지출이 냉각된 데다 소비심리마저 얼어붙었다. 기업들의 설비 투자는 7.5% 급감했고, 주택 투자도 5% 감소했다. 수출도 6% 줄었다. 기업 이익 잠정치는 13.7%나 감소했다.

 관건은 앞으로다.

 미국 경기는 2008년 말 금융위기 이래 ‘반짝 회복→재침체’라는 패턴을 반복해 왔다. 1분기 GDP 수치가 예사롭지 않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그러나 GDP 쇼크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2분기 들어 발표되는 각종 경기지표는 미국 경기가 강한 회복 국면에 진입했음을 보여 준다. 실업률은 4월에 6.3%까지 떨어졌다.

 고용시장 개선은 실업수당 청구건수에서도 확인된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한 주 전보다 2만7000건 감소한 30만 건이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경제전문가들의 예상치 31만7000~32만2000건보다 적을 뿐 아니라 2주 전에 기록했던 이전 약 7년간의 최저치 29만7000건에 근접하는 수치다. 대개 실업수당 청구가 적으면 고용시장 여건이 좋다는 신호다. 지난주는 미국의 현충일 격인 ‘메모리얼 데이’ 공휴일이 포함돼 있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노동부는 실업수당 청구건수의 감소 자체는 분명히 경제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고용사정 호조는 소득과 소비의 회복으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미국 전문가들은 2분기 성장률이 3%대 중반으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말 종료될 것이 확실시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축소 스케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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