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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아랍토후국연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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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아랍」토후국연방은 우리로서는 쉽사리 감이 안 잡히는 생소한 나라다.
71년 7개 토후국이 한나라로 통합. 나라의 「간판」은 하나가 됐지만 살림살이는 각 토후국이 따로 하고있다.
외교와 국방·문교행정만이 단일 연방정부에 의해 통합 운영되고 있을 뿐 각 토후국은 공장건설, 산업기지건설 등 경제개발분야 등에서는 독자적인 경제권을 행사하고있다.
토후국 중의 하나인 「두바이」국제공항으로 입국. 인접「샤르자」토후국 쪽으로 차를 몰면 불과 15∼20분밖에 안 되는 거리에 또 하나의 거대한 국제공항이 사람도 별로 없는 사막 가운데 덜렁 자리잡고 있다.

<경제개발은 각기 추진>
『인접 토후국이 멋진 공항을 가졌으니 우리도 공항이 있어야겠다』는 것이 「샤르자」토후국이 공항을 건설한 이유의 전부인 것이다.
75년 「아부다비」가 연산 20만t규모의 「시멘트」공장을 세우자 「두바이」는 연산 50만t규모의 공장, 「샤르자」는 25만t규모의 공장건립에 각각 착수했다.
석유자원의 대부분을 갖고 있는 「아부다비」가 「두바이」에 자금지원을 제의해도 「두바이」는 『걱정 말라. 「유러달러」가 있다』는 식으로 거부, 개인관계에서나 볼 수 있는 야릇한 자존심과 경쟁의식이 작용하고 있다.
토후국사이의 친밀도도 각양각색.
「아부다비」와 「두바이」가 전통적으로 야릇한 대립의식 하에 있다지만 경제외적 분야에서는 그런 대로 긴밀한 유대를 유지하고 있다.
「샤르자」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두바이」로 올 경우 국경선에서 「두바이」「택시」로 갈아 타야하는 촌극도 「샤르자」「두바이」양 토후국사이의 특유한 현상으로 손꼽힌다.

<수돗물로 꽃나무 키워>
석유개발이 안된 농업위주의 「라스·알·카이마」, 관광지개발에 열을 올리고있는 「후지아라」, 주택·학교·병원 등 건설에 주력하는 「움·알·카이와인」, 항만공사에 바쁜 「아즈마」등 4개 토후국은 각 토후국을 연결하는 도로·통신·운수 등 경제하부 구조건설에 관해 「아부다비」의 지원을 받고있다.
산골에 있는 집 몇 채 때문에 「아스팔트」가 깔리고 도심지에서나 볼 수 있는 가로등이 줄이어 가설돼 있다.
그러나 1인당 1만4천「달러」의 고소득을 누리는 국가라지만 부의 거의가 「아부다비」에 쏠려있다.
수돗물로 키우는 가로수와 꽃나무·잔디를 따라 「아부다비」시에 들어서면 구옥은 전혀 없고 2∼3년밖에 안된 5∼10여의 「빌딩」군이 신도시계획에 따라 반듯하게 건립돼 있다.
그러나 「후지아라」등 기타 비산유 토후국은 우리나라의 시골보다 조금 나은 건물들이 들어선 정도로 저개발상태.

<가스 부존량 세계2위>
단일국가로서의 완전한 통합기능을 발휘하기엔 아직 일천하나 각 토후국은 연방정부의 존재의의와 「아부다비」의 토후이자 연방정부의 대통령인 「자예모」토후의 권위에 대해 하등의 볼만이 없다. 「라이벌」인 「두바이」의 토후「라시드」부통령도 마찬가지.
연방정부의 예산세입 50%를 「아부다비」가, 20%를 「두바이」가 각각 대고 있는 만큼 권력의 배분도 이에 따라 이뤄진 셈. 나머지 30%의 예산은 5개 토후국이 대고 있으나 사실상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 뿐이다.
정부의 예산이라고 하나 각 토후국의 예산보다 규모가 작아 토후들의 권한은 왕과 똑같이 절대적이다.
토후국의 입장으로는 경제개발정책에서 각국이 선의의 경쟁을 한다고 보겠으나 연방정부로서는 개발투자가 지나친 중복이 아닐 수 없다.
이밖에 토후국간의 비협조, 행정의 지연, 「이집트」「요르단」「레바논」「시리아」등 외국인들의 지나친 유입 등이 이 나라의 고민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토후 각국은 「오일」의 산유량을 보고하라 해도 이를 거부할 정도로 비협조적이다.
그러나 토후국통합의 역사가 짧은데 비해 외교·국방 등 제 분야에서 긴밀한 협조와 단결이 다져지고 있는 점등에서 보면 국가통합은 매우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장래도 매우 낙관적이다.
특히 최근 소련을 제외하곤 세계최대인 「가스」부존 사실이 확인돼 「억세게 재수 좋은 나라」가 됐다.

<수입65%가 건축자재>
수출은 주로 「두바이」를 통해 이뤄지고 있으며 수도 「아부다비」엔 동아건설 등 몇 개의 건설업체가 진출했고, 「샤르자」엔 가구제품합작공장건설 입찰에 한국업체가 참가하기도.
최근 「두바이」에 합작회사를 설치한 삼성은 불과 3개월만에 5백만「달러」의 계약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공관이 없어 우리나라 영사업무 일부를 대행하고 있는 대한무역진흥공사 「두바이」무역관의 김태랑 관장은 76년에 건축자제가 너무 많이 수입돼 지금까지 재고가 많아 77년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수출이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이 나라 전체시장의 2%를 점하고 있는 한국은 최근「시멘트」의 국내수요문제로 공급을 중단, 수출신장에 큰 타격이 되고 있다는 것.
모든 수입의 65%가 건축자재인 이 나라는 「시멘트」수입을 위해 「루마니아」또는 「스페인」 등으로 눈을 돌리게됐고 작년엔 북괴도 저렴한 가격으로 소량의「시멘트」를 수출했다.
따라서 이 나라에 대한 수출정책은 시장확보라는 정책적인 차원에서 재평가돼야할 것으로 보인다.
1차적으로 토후국의 연합에 성공한 이 나라는 자국의 개발을 위해서는 외국의 투자를 매우 환영하는 입장이고 이를 뒷받침할 자원과 자본도 있으므로 구미제국을 비롯,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제국들도 더욱 진출에 활기를 띠고 있다.
김 무역관장은 한국의 국내사정만 허락한다면 수출확대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고 지적했다.

<「아랍」토후국(UAE)정황>
▲면적=8만3천6백5㎢
▲인구=65만5천9백37명(77년)도
▲수도=「아부다비」
▲자원=석유(세 수입의 90%이상)
▲언어=「아랍」어, 영어도 널리 쓰임
▲1인당 소득=1만4천「달러」
▲화폐단위=「디르함」(미화 1「달러」=3.86「디르함」)
▲종교=회교
▲수입=30억「달러」(76년)
▲수출=85억「달러」(76년)
【글·사진「아부다비」=조동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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