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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견병유행 방역 너무 허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개 접종 실적도 부진>
서울시내 일부지역에 광견병이 번지기 시작했으나 공수병예방약이 모두 시효가 지나 예방효과를 전혀 기대할 수 없는 데다 개 주인들의 협조부족으로 광견병예방접종마저 제대로 안 되고있어 방역사업에 큰 허점을 드러냈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 서교가축병원장 이종극씨(64)는 4월9일 광견병 증세를 보이던 개를 치료하다 손을 물려 현재 40도의 고열과 두통·불안감·식욕감퇴 등 공수병 초기증세를 보이고 있으나 D회사에서 독점 생산, 시판중인 공수병예방주사약이 모두 15일자로 시효(6개월)만료된 것뿐이어서 손을 쓰지 못한 채 증세만 악화되고있다.
게다가 서울시가 4월11일부터 10일까지 시내1백25개 가축병원을 통해 실시중인 올해 전반기 광견병 예방접종사업도 당국의 계몽 부족과 개 주인들의 협조부족 등으로 1일 현재 접종실적이 고작 30% 정도로 접종대상 15만여 마리 중 4만5천여 마리밖에 되지 않았다.
서교가축병원장 이씨를 문 문제의 개는 마포구 망원동 414의41 안용철씨 소유의 4살짜리 「스피츠」로 4월9일 하오7시쯤 심한 발작증세를 보이다 죽었는데 이 개의 가검물을 채취, 안양가축 위생 시험소에서 감정한 결과 진성 광견병으로 밝혀졌다.
서울시 수의사회(회장 이효춘)는 이 같은 사실을 중시, 마포구 망원동 일대 개들이 대부분 광견병보균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지난달 29일 수의사 6명과 방역차 1대, 방송차 1대 등을 동원, 무료로 집중적인 광견병예방접종을 실시했으나 시중의 공수병예방주사약이 모 두 시효가 지난 것뿐이어서 속수무책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수병예방주사약을 독점생산하고 있는 D제약 측은 재고약품이 모두 4월15일자로 6개월간의 시효가 지났다고 밝히고 5월중으로 새 약품을 만들 계획이나 이 약품은 시중병원과 약국의 요청에 따라 약품을 출고하는데 1년에 겨우 14㏄들이 3∼4병 밖에 나가지 않아 제약업무에 지장이 많다고 말했다.

<공수병>
공수병이란 「바이러스」에 의해서 발생하는 치명적인 전염병으로 이 병원체를 보유하고 있는 개한데 물리면 균이 개의 침을 통해 물린 상처로 감염된다.
이 병균의 잠복기는 3∼8주일이며, 초기증세는 두통·발열·불안·식욕감퇴로 시작되어 음식 특히 물이 삼켜지지 않고 물을 보거나 듣기만 해도 발작, 미친 사람같이 되고 끝내는 경련이 심해지면서 호흡이 곤란해지고 극도로 쇠약해져 숨지게 된다.
공수병에 걸린 다음에는 치료할 방법이 없으므로 광견병이 아니더라도 개한테 물렸을 때는 즉시 공수병예방주사를 7∼14일간 매일 척추에 맞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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