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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못 온다」3일 억류소식에 몸부림|KAL기장 김창규씨·항법사 이근식씨 가족표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다른 승객들과 함께 돌아올 줄 믿었던 기장과 항법사가 계속 억류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들 가족들은 또다시 실신하는 등 비통에 빠졌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 김창규씨(45·KAL기장) 집은 23일 상오 10시30분쯤 KAL회사로부터 『김기장이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가족들은 아침 식사를 들다가 15분 후 『돌아오지 못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김씨 부인 이종선씨(45)와 딸 미선(21·KAL「스튜어디스」수습)·혜선(18·서울여고3년)·인선(16·홍익여고1년)양 등은 울음을 터뜨렸다. 혜선양이 『아빠하고 항법사만 빠졌다』며 먼저 울음을 터뜨리자 부인 이씨가 주위에 있던 사람들에게 『여보세요, 이게 어떻게된 일이에요』라고 울부짖다가 실신, 두 차례나 진정제 주사를 맞고서야 깨어났다.
장녀 미선양이 『기장이 책임자로서 조사를 받기 위해 억류된 것 같다. 곧 송환될 것이니 희망을 갖자』고 가족들을 달랬다. 정신을 차린 부인 이씨는 『아빠가 돌아오지 못했지만 다른 승객과 승무원들이 돌아와 다행스럽다』면서 『사망한 방태환씨 가족에게 어떤 위로의 말을 건네야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장녀 미선양은 박동진 외무부장관이 『조금 기다려 보자. 모든 것이 잘될 것이다』고 전화로 말했던 것이 『아빠가 좀 늦게 돌아올 것』이라는 뜻이었던 것 같다며 울고있던 동생들을 달랬다.
또 마포구 망원동 399의6 항법사 이근식씨(46)의 집에는 자녀들이 모두 친척집에 가고 없었으며 부인 이경자씨(41)와 노모 김길하씨(77)만 집을 지키고 있었다.
이씨가 송환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부인 이씨는 『남편 잘못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데 왜 오지 않느냐』며 말을 더 잇지 못했다.
10분 후 KAL직원 2명이와 이씨가 돌아오지 못했다고 전하자 부인 이씨는 다시 쓰러져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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