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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수색 위해 선체 일부 절단키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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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실종자 가족들이 세월호 선체 일부를 절단하는 데 동의했다. 선체 일부 붕괴와 장애물로 인해 수색이 거의 불가능해서다.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은 27일 “원활한 수색작업을 위해 4층 배 뒷부분 격실의 외판을 부분 절단하기로 가족들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산소아크절단법’으로 창문 3개와 창틀을 포함해 너비 4.8m, 높이 1.5m의 외판을 절단하기로 했다. 산소아크절단법은 절단 면에 열을 가해 산소를 분출시켜 잘라내는 것이다. 절단작업 소요시간은 하루 4회 주야로 수중 작업을 하면 2∼3일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상이 악화되면 1주일 이상 길어질 수도 있다. 김 청장은 “이 정도 크기면 진입로를 막고 있는 책상, 의자, 소파, 붕괴된 격실 벽 등 장애물을 꺼내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사고대책본부는 “28일 오후 새로 투입되는 바지선과 잠수사 등 기술진 20여 명이 수중 탐색을 한 뒤 세부 절단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4층 선미에는 다수의 실종자가 객실 내 카펫이나 가구 등 장애물에 가려져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잠수사들이 손으로 장애물을 들어 올리는 데 한계가 있어 최근 사실상 수색작업이 중단됐다. 사고대책본부는 선체 절단에 따른 시신 유실 방지대책도 마련했다. 선체 부근과 외곽에 그물을 3중으로 설치한 다음 바다 위에 에어리프트백(공기주머니)과 그물을 연결해 고정시킨다는 것이다. 가족들이 시신 유실 등을 우려함에 따라 장애물 수거에 크레인 등의 대형 장비는 쓰지 않기로 했다.

 앞서 실종자가족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시신 유실 방지대책 마련을 약속해 선체 절단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날까지 세월호 희생자는 288명, 실종자는 16명으로 6일째 구조작업에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진도=최종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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