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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역사적 적대감 인정해야 해결책 나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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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한·일 관계의 나아갈 길’ 주제의 2세션에서 토론자들은 단기간 내 양국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빅터 차 CSIS 수석고문은 “한·일 관계의 기본 바탕은 역사적 적대감(animosity)”이라며 “이는 한순간에 사라지지 않는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합리적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리처드 아미티지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한·일 양쪽은 상대방 말을 듣는 데 진저리를 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차라리 한 박자 쉬면서 해결 가능한 문제에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발언 요지.

 ▶리처드 아미티지=한·일 관계 개선이 가능은 하지만 아직은 (때가)아니다. 양국 지도자의 국내적 우선순위가 각기 다르다. 정치인들도 실익이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위안부 피해 문제는 당장 해결해야 한다. 역사 청산은 양쪽이 같이 해야 한다. 일본은 진심 어린 참회를 할 수 있는 나라고, 실제로 그랬을 때 한국은 이를 받아들여줘야 한다.

 ▶빅터 차=한국과 일본은 북한의 위협이라는 우려를 공유한다. 관건은 어떻게 실질적 협력을 꾀할지다. 그동안 양국 지도자들이 상황을 바꾸기 위해 취한 조치들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켰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등 실무적 협력이 가능한 정책이 필요하다.

 ▶신각수 전 주일 대사=한·일 관계 악화는 일본 사회의 우경화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아베 총리가 정상국가화 수순을 밟으며 역사 수정주의적 태도를 보인 데서 비롯됐다. 한국은 아베 정권이 고노 담화, 무라야마 담화를 위반하려 한다는 의구심을 품게 됐다. 정상회담도 지금은 가능성이 낮은 카드다. 문화관광산업 등 다양한 민간 채널을 활용해 양국 관계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

 ▶박철희 서울대 교수=한·일 관계 악화는 정치인들이 문제다. 실제로 양국 국민 사이에 반감은 크지 않다. 일본 정부는 일관성 있게 사과하고, 사과에 토를 달지 말아야 한다. 한국 역시 과거에 집착하는 성향이 있는데,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

◆특별취재팀=남정호·박소영·유지혜·이충형 기자

◆중앙일보-CSIS포럼=중앙일보와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한·미의 대표적 외교·안보 전문가들을 초청해 한반도 주변 상황을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해온 연례 포럼. 2011년 출범해 올해로 4회째다. 1962년 설립된 CSIS는 세계적 싱크탱크로, 미국의 대외정책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과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등 미국 외교계 거물들이 이사와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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