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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10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포항종합제철의 10은 우리나라 제철 사를 근대로 반영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항종합제철은 우리나라 최초·유일의 현대식 일관제철소로서 이의 준공·가동을 계기로 본격적인 제철산업이 자리잡았다고 볼 수 있다.
「포철」은 당초 설립부터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경제적 안정성이 없다하여 한때 계획이 유산된 적도 있었고 또 기술적 취약성이나 자금조달의 곤란도 심했다.
그러나 이런 모든 애로를 극복하고 「포철」은 건설되었다.
지금 생각할 때 10년간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 「포철」건설의 결단을 내린 것은 현명한 판단이었다고 볼 수 있다.
「포철」은 당초 연산1백3만t 규모로 시작했으나 차례로 시설을 늘려 오는 11월엔 5백50만t으로 확장된다. 또 8백50만t으로의 4차 확장공사도 계획하고 있다. 공기·건설비 면에서 세계적 수준을 앞지르고 또 가격의 면에서도 국제경쟁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은 높이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포철」이 우리나라의 생산·고용·국제수지 면에서 얼마나 큰 기여를 하고있는가는 새삼 강조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좀 심하게 말하여「포철」이 바로 우리나라의 제철산업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오늘로써 창립10주년을 맞는「포철」에 초점을 맞춰봄으로써 우리나라 제철산업의 실상과 방향을 탐색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철강은 모든 산업의 쌀(양식)로 불리어 질정도로 모든 산업에 필요 불가결한 소재다.
따라서 철강이 국제경쟁력을 갖지 못하면 그 여파는 산업전반에 미친다. 다행히도 포철은 주물선외엔 대부분 국제경쟁이 가능하다.
포철이 국제수준의 제품을 낼 수 있는 것은 당초 값이 싼 임해공업 단지에 최신시설을 한데다가 인건비와 공해방지 비용이 다른 선진국보다 저렴한데 기여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도「포철」이 계속 국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가의 여부는 이런 장점들을 계속 향유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을 것이다.
한국의 제철산업, 즉 포철이 갖고있는 구조적인 취약점은 원료의 확보와 수송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철강산업은 철광석과 함께 양질의 원료 탄이 없으면 존립할 수가 없다. 철 1t을 생산하는 대엔 철광석 외에도 0.75t의 원료탄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철광석과 원료 탄을 얼마만큼 싸게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느냐는 바로 생산원가와 직결된다. 우리나라는 철광석과 원료탄의 거의 전부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이를 미국·호주·인도·「칠레」등으로부터 단순 수입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앞으로 늘어날 철강수요 등을 감안할 때 원료의·개발 수입을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특히 자원「내셔널리즘」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철광석과 원료탄을 얼마만큼 싸게 수송 할 수 있느냐도 큰 문제다.
이제까지 큰 장점이던 싼 노임과 공해비용의 상대적 저렴성은 앞으로 점차 줄어들 추세이므로 원료와 수송「코스트」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또 제선·제철·아연 등 공정별 시설능력의 불균형과 세계철강 불황으로 인한 미·서구의 수입규제 강화문제 등에 대해서도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포철은 창립 10주년을 맞아 한국철강산업을 짊어진 긍지와 책임감도 아울러 느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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