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팔기 쉬워져요, 아이디어 상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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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염도계 스푼, 심 없는 스테이플러, 접이식 바구니….’

 올 하반기부터는 국내에도 이런 아이디어 상품들을 팔 수 있는 ‘한국판 도큐핸즈’가 생겨날 전망이다. 민·관 합동 창조경제추진단은 26일 “창의 상품 유통채널을 구축해 창업 성공 가능성을 향상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본의 도큐핸즈처럼 독립 매장에서 아이디어 상품을 집중 판매하는 별도의 온라인,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만들겠다는 뜻이다.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을 판매하는 일본의 도큐핸즈는 1976년 세워졌다. 일본 내 29개의 매장이 있으며, 이곳에서 판매되는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만도 30만 개에 달한다. 연간 방문객은 200만 명. 매출은 2012년 기준 830억 엔(한화 약 8334억원)에 달한다.

중앙일보 2013년 10월 14일자 A1면

 그간 국내에선 아이디어 상품을 만들어도 유통채널을 확보하지 못해 제품을 팔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대구의 한 대학생 창업기업인 ‘고퀄’도 마찬가지였다. 이 회사는 지난해 미국 MIT에서 개최한 국제창업행사에서 인터폰에 스마트폰 기술을 접목시킨 지능형 방범시스템 ‘폰플러스폰’으로 상을 받았다. 미국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도 출품해 전 세계 바이어들로부터 구매 문의를 받았지만 정작 국내에선 물건을 팔 통로가 없어 제품 양산도 하질 못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김태윤 미래산업팀 팀장은 “아이디어를 모으는 시스템은 우리나라도 갖춰가고 있지만 이를 유통할 수 있는 환경은 아직 미비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전경련이 전국대학생창업동아리연합 회원 25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상품을 만들어도 팔 곳이 부족하다”는 답이 우세했다. 대학생들은 창업기업 상품을 판매하는 유통 채널이 별로 없다(37.4%), 보통이다(34.9%) 순으로 응답했다. 아이디어를 실제로 사업화할 때 겪었던 애로사항을 묻는 질문(복수응답)에는 판로 개척(60.3%)과 자금 조달 및 운용(61.1%)이 가장 많이 꼽혔다.

김현예·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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