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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해 고생할 각오 없으면 이민 갈 생각하지 말아야"-남철 주 아르헨티나 대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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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민이란 자기 세대에 열매를 맺겠다고 조급하게 덤비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일단은 실패로 중간평가가 내려진 남미이민이지만 본국에서의 생활보다 몇배 고생할 각오가 돼있는 사람에게는 여전히 전망이 밝다는 것이 남철 주 아르헨티나 대사의 진단이다.
교민과 대사관 사이의 불화 때문에 한때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던 남 대사는 교포들의 생활이 안정되면 그런 분규는 자연히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미국가들 중 한국이민이 가장 환영받고 있는 곳이 아르헨티나』라고 소개한 남 대사는 인근 파라과이에서 넘어온 불법 체류자를 양성화 해주기 위해 지금 교섭중이라고 설명했다.
76년12월 이전에 이주한 6백명의 불법 체류자는 조만간 영주권을 받게되고 나머지 6백명은 이민협정 등으로 구제방안을 강구중이라는 것.
남 대사는 아르헨티나 남단 우스와야에 정착해서 채소재배로 성공한 문명근씨의 예를 들어 모범적인 농업이민도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교포·대부분이 수도 붸노스아이레스에서 편물업 등에 종사, 고생하고 있는 처지를 볼 때 안타깝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4, 5년 고생할 각오로 농촌에 파고드는 용기만 있으면 이민은 성공할 수 있다』고 남 대사는 강조했다. 면적은 남한의 28배인데 인구는 고작 2천6백만명이고 그것도 80%가 도시에 집중되어있어 광활한 농토야말로 악착같은 한국인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이 되고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골에 정착한 25가구는 이제 큰소리치고 있다. 최소 6만평에서 30만평의 땅을 가지고 터전을 잡았다』고 현지 사정을 전하고 여기에 힘입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시범농장(2백50만달러 정부출자)이 곧 문을 열면 남미이민은 새로운 장을 맞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 대사는 아르헨티나 정부요청을 받아들여 우리정부가 어업이민 20가구 1백명을 배 2척과 함께 보낼 예정이어서 주재국 정부와는 전례없이 이민논의가 활발하다고 밝히고 아르헨티나 정부와 국민이 『한국의 경제발전을 보는 시야가 경이적으로 변하고있다』고 전했다. 【전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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