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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성행하는 도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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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6면

구룡의 묘가를 거닐면 여기저기에 널려 있는 것이 마작관이다.
마작관의 거리는 이곳 뿐만이 아니고 상해주누·금룡대반점등등 대부분의 음식점 방은 마작을 즐길수 있도록 기구와 상, 그리고 전등이 준비되어 있다.
「토해로진홍」 「홍콩」섬의 황후대도중 (퀸즈로도)에 자리잡은 이 상해식 음식점의 예 한가지로 「홍콩」중국인이 얼마나 마작을 생활의 반려처럼 즐기고 있는가를 쉽게 알수 있다.
하오5시 직장이 파하면 근처 직장인이 몰려든다. 마치 한국의 직장인이 퇴근후 대포집에 들르는 것처럼.
때로는 일본인도 끼어든다.
「홍콩」에서 마작관은 일종의 사교장이기도하다.
우선 담을 쌓고 즐기면서 「보이」에게 저녁 8시쯤 식사를 할테니 이것저것을 준비하라고 몇개의 「메뉴」를 적어준다.
저녁 식사가 준비됐다 하면 일단 중지, 떠들어 대며 식사를 즐기곤 또 마작을 한다. 끝나는 시간은 대개 자정전.
「홍콩」경청도 마작은 자정까지 하는 것을 인정해주고 있다.
구정연휴때는 온통 마작으로 소일, 「잘그락」 소리에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잠을 못이를 정도라는 것이니 「홍콩」인들의 지독한 마작광이란 것쯤은 쉽게 이해된다.
「홍콩」인들은 마작을 특별히 「위생마작」이라고 부른다. 소일도 되고,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 해소에는 그저 그만이란 뜻이다. 「홍콩」뿐만 아니라 동남아의 화교들에게는 마작이란 생활의 일부처럼 여겨진다. 신분이나 게급의 높낮이, 빈부의 차이없이 널리 성행하는 오락이다. 약간의 돈을 걸고 내기마작을 하는것이 보통이며 때로는 큰돈을 건 도박이 되기도한다.
민간상업 TV 「여시호성」(RTV)은 57년부터 마작과 경마를 중계하고 있다. 「홍콩」인들은 마작을 즐기는 정도로 경마에도 미치고 있다. 수요일밤과 토요일낮에는 경마가 벌어져 이시간에는 관청의 업무도 중단될 정도.
「홍콩」섬의 「해피 발리」(포다지)는 경마있는 날엔 인파로 일대 혼잡을 이뤄 차량통행이 중단된다.
TV의 경마중계 말고도 천천마경·경로·생마경등 경마전문신문이 10가지가 넘는다.
매일 「홍콩」 「조커·클럽」(여황어준보마회)의 마권판매소는 사람의 발길이 끊일 날이 없다.
경마는 「홍콩」정청의 큰 세원이기도 하다. 76년 한햇동안 경마에 건 돈이 무려 30억「홍콩·달러」 (약3천억원). 이 가운데 10%가 배당금이고 10%가 비용, 7%인 2억1천만 「홍콩·달러」 (약2백10억원)가 세금으로 들어갔다.
구룡족을 향한 「홍콩」섬 해안 동서를 잇는 덕보도중 (Des Voeux Road Central)은 주말만 되면 인파가 들끓고 「코리아·센터」 건너편 「마카오·페리」장은 일대 장관을 이룬다.
「마카오」에 「카지노」가 있어서 도박을 즐기기 위해 모인「마카오」행 도박사들이다.
「코리아·센터」19층 고려원에서 일하는 「새우」라는 별명을 가진 중국인도 1년에 적어도 4∼5번 정도는 「미카오」에 가서 「카지노」를 찾는다고 했다.
재작년 한 이름있는 변호사는 「마카오」에서 도박으로 「홍콩」 돈 1억 「달러」를 잃었다.
결국 남의 돈까지 빌어 몽땅 잃는 바람에 빚을 갚지 못한 그는 철창신세를 져 큰 화제를 만들었었다.
도박은 마약과 더불어 「홍콩」이 당면한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홍콩」 도박은 대략 6가지 종류.
「카드」 놀이의 이른바 십삼생 반가악 (마카라), 감일점 (블랙·잭) 외에 주사위로 하는 설보, 골패로 하는 패구, 단추 같은것으로 승부를 거는 번탄등등….
「홍콩」의 「프로」나 「아마」 도박사들은 곧잘 한국에 원정도박을 한다.
한국총영사관측에 따르면 작년엔 하루평균 「비자」 신청자가 60∼70명이었으나 올해 들어서는 매일 1백명선을 웃돈다는 것이다.
방한목적은 대부분이 관광이나 사실은 서울의 「워커힐」·인천「오림포스」에서 반가악·감일점을 즐기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홍콩」도의 「모리슨·힐」가범선주점 근무 서덕하씨(29)는 「워커힐」 단골.
6개윌사이에 두번이나 방한한바 있는 서씨는 지난2윌말 2차원정에서 3천「달러」를 잃었다고 했다.
1차원정에서는 친구 4명과 함께 가서 모두 6천「달러」를 땄다는 그는 『향항사람이 도박을 좋아 하는 이유는 배금주의에 일확천금의 요행을 걸수 있다는데 있다』고 그나름의 평가를 내린다.
【홍콩=이창기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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