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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션·아파트」에 불, 자매 질식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20일하오11시15분쯤 서울영등포구여의도동1의175 은하 「맨션·아파트」 B동902호 정용갑씨(39·부평범일기업대표)집에서 불이나 장녀 승은양(10·여의도국교5년)과 2녀 승혜양 (9·여의도국교3년) 등 2명이 미처 빠져 나오지못해 질식해 숨지고 장남 재학군 (11·여의도국교6년)과 정씨의 부인 김은희씨(32)등 2명은 얼굴등에 중화상을 입었다.
이불로 40평짜리 「아파트」내부중 부엌과 거실등 20여평이 모두 타 3백여만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불이나자 B동72가구 3백60여명의 주민들은 비상계단을 통해 빠져 나왔고 「아파트」 내의 방화벽·방학구역등으로 불길이 번지지않아 인명피해가 늘지않았다.
불은 영등포소방서의 고가사다리차등 7대의 소방차로 30분만에 꺼졌다.
경찰의 조사결과 재학군이, 평소 정신집중을 위해 전등을 끈채 촛불을 켜놓고 가정부방에서 공부했으며 이날도 촛불을 켜놓고 장난을 하다 촛불이 펴놓은 책위에 쓰러져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발생
어머니 김씨에 따르면 안방에서 잠결에 타는 냄새가 나 거실로 나가보니 집안에 연기가 가득 찼고 재학군이 공부방으로 쓰고 있는 부엌옆 가정부방과 목욕탕을 들락거리며 양재기로 물을 퍼담아 물을 뿌리고 있었다는것.
김씨는 가정부방에서 불길이 부엌쪽으로 번지가 엉겹결에 함께 잠자던 3녀 승남(6)만을 껴앉고 재학군에게 『빨리 나오라』고 소리친뒤 현관으로 빠져나갔다는 것.
김씨는 맞은편집 현관을 두드려 『불이 났어요. 살려 주세요』라고 소리쳤으나 5분동안이나 문을 열어 주지않아 다시 801호로 내려가 문을 두드려 김영소군(17·여의도고1년)등 3형제를 데리고 다시 올라갔다는것.
현장
김군에 따르면 공부하고 있을때 위층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 부부싸움을 하는 줄알고 무관심했으나 현관에서 비명이 들려 층계로 나가보니 연기가 꽉 들어차 있었다는것.
김군은 형영권군(21)등 3형제를 불러 김씨와 함께 층계에 있는 분말소화기를 들고 올라갔으나 불길이 크게 번져 현관안으로 들어갈수조차 없었다는것.
경비전화로 10분뒤 주민들로부터 불이 났다는 연락을 받은 경비반장 오진술씨(38)는 경비원 3명과 함께 올라가 비상소화전에서 「호스」를 꺼내 불길을 잡으려 했으나 연기와 유독 「가스」가 심해 되돌아 나오고 말았다.
불이 난지 10분만에 소방차가 도착, 고가사다리차를 통해 9층 부엌창문으로 물을 뿌려 겨우 불길을 잡았다.
불이 꺼진뒤 소방관들은 방안에 들어가 수색작업을 벌여 현관옆 건넌방에서 잠자다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방문 바로 앞에서 이불을 뒤집어쓴채 승은양 자매가 의식을 잃고 질식해 있는 것을 발견,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아버지 정씨는 불이 난후 20분쯤뒤에 집으로 돌아가다 경비원으로부터 화재소식을 듣고 뛰어올라가 숨진 승은양 자매를 병원으로 옮겨놓았다.
정씨는 평소 사업상 손님접대등으로 귀가시간이 늦었다는것.
어머니 김씨와 재학군은 한강성심병원과 여의도성모병원에 각각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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