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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CIA 불 대통령「스캔들」탐지에 열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파리=주섭일 특파원】미CIA가 역대 「프랑스」대통령의 사생활을 탐지, 결정적인 순간에 이용하려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금년초「파리」의 화제를 만발시켰다. CIA가 이미 미국내 영향력 있는 정치인의 「스캔들」을 조사(?)하기 시작했던 60년에 당시「드골」대통령의 비밀을 캐기 시작했다는 것. 「섹션·로즈」가 담당했던 불 대통령의 구린 곳 찾아내기는「드골」뿐만 아니라 「퐁피두」전대통령, 현「지스카르」에까지 계속되었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이며 이 보고서를「키신저」가 애독했다고 밝혀지기도 했다.
60년대「드골」의 반미친공정책에 불만이었던 미CIA는 한 소문에 주목했다.
「드골」이「폴란드」장교출신의 한 여인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즉각「폴란드」에 정보원을 파견, 증언과 편지를 비롯한 확증을 수집했을 뿐 아니라 『「드골」이 「폴란드」에 아들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흥미있는 정보마저 얻게되었다는 것.
반「드골」과 불 정보기관원들과 공모로 횡재를 한 CIA는 이 정보를「드골」에 효과적인 압력수단으로 이용하려 했다는 것이다. 「프랑스」인들에게 이 놀라운「뉴스」의 일부를 흘리기 위해「이탈리아」의 한 일간지가 선정돼 사장·편집국장과 협상성공으로 기사가 제공되었다.
물론 영국인 기자가 작성한 이 기사는「드골」에게는 다행스럽게도「로마」교황청에 먼저 제공되었다고. 왜냐하면 이 신문은 골수「가톨릭」이었기 때문이다. 「바티칸」의 정보담당 「티세람드」추기경은 이 「뉴스」를 먼저「드골」에게 알렸던 것.
이에 「드골」은 대노, 반「드골」적 정보원을 모두 몰아내고 즉각 친「드골」정보원에게 미국정치인들의 사생활탐정을 엄명했다고 한다. 이 드러나지 않은 사고로 인해 미 불 관계는 미소관계보다도 냉각할 수밖에 없었다는 풀이. 「드골」이란 거물에 도전했다가 역습당한 미CIA는「드골」의 후계자인 「퐁피두」수상을 다시 겨냥했다고.
미정보기관원들은 집요하게「퐁피두」수상을 미행했을 뿐만 아니라 친구를 비롯한 측근에 정보수집망을 짰던 것이다.
이 결과 오늘까지도 수수께끼 미궁으로 처리된 영화배우 「알랭· 들롱」의「보디가드」 인「마르코비치」살해사건이 터졌다는 해석이다. 물론 이에 앞서「알랭· 들롱」이 경영하는 점잖지 못한 「클럽·프리베」(비밀클럽)에 「퐁피두」부처가 출입했다는 내용이 폭로되어 그에 정치생명이 풍전등화였었다.
이때「드골」은「퐁피두」를 불러 『당신의 얼굴에 진흙을 던진 자가 누구인지 찾아보았는가? 찾을 필요가 없다. 그들은 미국인들이니까』라고 설명. 들끓던「프랑스」여론을 무시함으로써「드골」은퇴 후 대통령으로 당선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곧 미CIA는「퐁피두」의 건강이 나쁘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후계자들의 사생활조사를 했다는 것. 당시 재무상인「지스카르」에 대한 조사는 74년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보고서로 변조해 있었다.
미 정보원들은 먼저 「지스카르」대통령의 측근·경호원들로부터 대통령의 일거일동을 빼내려했으나 실패. 이때부터「퐁피두」때의 경험을 살려 철저한 미행을 개시했다는 것이다. 미C1A는 대통령이 만나고자한 한 여배우가 있음을 탐지, 재빨리「프랑스」국왕 미국인 영화감독을 개입시켜 막대한 「달러」를 투자한 끝에 거창한 정보를 뽑아내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 보고를 받은 미CIA장관이 전 주불미대사관무역관이며 당시「포니·야로프스키」불 내상의 막역한 친구인「베르논·월터」장군으로 격분(?) 끝에 프랑스 내 활동을 중지시켰다는 것이다. 「카터」대통령이「섹션·로즈」를 폐쇄했지만 한 신문은 『「지스카르」의 보고서가 완전히 폐쇄되었는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미CIA의 이 괴상한 행동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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