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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소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지난 여름의 일이었다. 국립극장에서 그 노래며 장면들이 하나 같이 낯선창극을 보며 친근감을 느껴보려고 애를 쓰고 있는데 옆좌석의 아가씨가 말을 붙여왔다. 어떻게 판소리에 관심을 갖게 되었느냐는 것이었다. 그 말이 젊은이가 의심쩍다는 투였다. 듣고보니 한산한 객석에 내또래의 젊은이는 찾아보려해도 없고 늙은이들 아니면 책을 낀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그 때 나는 어눌하게 이렇게 대답했다.
『글쎄요. 일종의 반성이라 할까요. 지금까지 저는 「모차르트」나「팝·송」을 들으며 사랑도 하고 친구도 사귀고 그랬었습니다. 사실 판소리나 민요같은 것엔 전혀 무관심했어요. 그런데 우리조상들이 그렇게나 즐겼다니 어떤 것인가 하여 그것을 이해해보려고 판소리에 관심을 갖게 되었읍니다. 』 그 맡을 들은 아가씨는 반문의 시간이 아쉬운 듯 나에게 여러가지 이야기를 시켰다.
지금 그 때의 일이 새삼스레 떠오르는 것은 나에게는 그런 종류의 반생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는 깨달음에서다. 그리고 공부할 것이 아직도 많다는 것을 깨닫는 일처럼 나를 흥분시키는 일이 또 따로 있었던가.
주위의 늘 긱려해 주신 분들께 인사를 올리며, 이런 작품을 뽑아주신 심사위원분에게 감사 올립니다.
▲1945년 부산출생
▲동아대 법학과 졸업
▲1974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소세 「부곡」입선
▲현재 현암두편집부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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