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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불소득 줄다리기 가계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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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수출1백억「달러」달성에 뒤이어 78년새해에는 대망의 1천「달러」 소득이 실현된다. 경제기창원이 추계한 78년의1인당 GNP(국민총생산)는 1천50「달러」. 75년에 5백「달러」를 돌파한 이래 3년만에 꼭 두배로 늘어나는 셈이다. 그만큼 한국경제는 쾌속의 고도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는 얘기도 된다. 이런과정에서 국민생활은 과연 얼마만큼 향상되고 있는 것일까? 수출도 좋고 매년의 10%대의 경제성장율도 좋지만 결국 이것은 잘 살아보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이다. 이런점에서 1천「달러」소득이 실현되는 새해 우리의 국민생활은 어떻게 변모할지 5백 「달러」를 실현했던 75년과 비교해본다. <경제부>

<변한 욕구「패턴」…………생활전반>
경제성장이 가속화 될수록 생활향상을 바라는 국민적 욕구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다양해지게 마련이다. 세계각국은 경제운용의 초점을 이를 여하히 충족시키느냐에 두고 있다. 이때문에 소득향상에 따른 국민욕구(니즈) 변화는 점차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민 「니즌 (Needs)는 식·의·주·건강의 유지, 지적생활· 여가활용·사회복지등의 7가지로 분류된다.
소득이 증가해 나갈 때 이중 무엇부터 충족시키느냐 하는것은 개인의 선호에 따라 차이가 나겠지만 선진국들이 걸어온 길을 보면 전체적으로는 앞에서 나열한 순서로 되는 것이 보통이다. 경제개발의 초기단계에는 ⓛ먹고②입는것의 충족에 역점이 놓여지고 중진국단계서부터는③주택문제와④건강이, 그리고 고도성장단계에서는⑤여가활용과⑥사회복지가 주요문제가 된다.

<쌀 4·6%남아 ……………식생활>
소비생활의 「패턴」이 바뀌어나간다고도 볼 수 있다.
1인당 GNP가 1천「달러」를 넘어선다는 것은 우리경제도 중진국대열에 진입함을 뜻하며 먹고 입는 문제는 우선 해결했다고 볼 수 있다.
이미 75년부터 쌀의 자급율은 1백%를 넘어섰고 78년에는 이 비율이 1백4·6%로 더욱 올라간다. 4·6%의 여유가 생겨나는 셈이다.
1인당 연간 쌀소비량온 75년의 1백20·3kg에서 1백25·6kg으로 5·3kg 늘어나 그만큼 잡곡혼식비율은 떨어진다.

<자연·화섬동솔 ……………의생활>
의생활의 경우도 78년에는 1인당 연간 섬유소비량이 7kg을 넘어서게 되어 양적으로는 부족함이 없어진다. 의류소비량은 7kg이 욕구충족여부를 가름하는 기준이 된다. 그러나 의생활처럼 질이 문제가 되는것도 없다. 이런 점에서는 아직도 개선의 여지가 많다.
의류소비는 초창기 가공기술이 개발되지 못한 단계에서는 자연섬유에 주로 의존케 되며 화직의 국내개발에 따라 다음단계로는 화섬소비가 점차 높아진다. 이 단계가 지나면 다시 촉감이나 통풍성·흡수성이 좋은 자연섬유에 대한 선호가 커지면서 화직과 자연섬유 비중은다시 균형을 이룬다. 연간 섬유소비가 정도에 이르면 이같은 상태가 되며 선진국에서 자연섬유소비가 최근 급증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우리의 올해 섬유소비량 7·45kg중 자연섬유는 3·5kg인데 반해 화직이 3·95kg으로 자연섬유를 앞지르고 있는 사실은 이제 섬유소비 「패턴」변화의 2단계에 접어들고 있음을 가리키고 있다.
80년대에 가면 자연섬유소비가 늘고 「패션」에 관심을 갖는 완숙기로 접어들 것이다.

<월수는 18만원 ………… 가계모형>
식생활이나 의생활은 제한된 수입을 이부분에 얼마만큼 쓰느냐에 따라 질적인 문제가 좌우된다. 올해 1천 「달러」 소득이 실현될 때 1가구당 편균월수입액은 18만원.이때 의·식부문에 사용하는 바율은 40%에 가까울 것으로 추측된다. 관계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여성저축생활중앙회가 마련한 표준가계지출표현에 의하면 식비가 월5만7천6백원으로 전체지출의 32%, 피복비는 1만1천7백원으로 6·5%가 될 것이다.
이같은 계산은 71년10월말 물가를 기준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이보다 약간 늘 것 같다.
홍영숙씨 (34·주부) 는 『물가가 안점돼야 가계부 모형도 뜻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기에 교육비 (10%) 주거광열비 (9%) 교통비 (5%)가-중공과금 (2·5%) 잡비(10%)등 불가피한 가계운영비를 제외하면 가계는 빠듯해질 수 밖에 없다. 자연 다음단계의 욕망은 최소한으로 참고 유보해두는 수밖에 없다.

<집값 50%뛸 듯 ……………주생활>
그러나 이가운데서도 「마이·홈」에 대한 욕구는 커져간다. 생활의 여유가 조금씩 생기기 때문이다. 주거의 환경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간다. 정부의 계획에 따르면 금년중의 주택건설은 24만호에 달하며 이에 따라 금년말 전국의 주택보유수는 5백31만4천호에 이르게 된다. 주택건설이 늘어가나 가구수도 늘어나 주택난은 쉽게 풀려나가지 않는다.
주택보급율은 75년의 74·5%에서 78년에는 76·05%로 1·5%가 높아지지만 주택부족율은 23·95% 나 된다. 주거면적의 증대욕구와 함께 아직도 2O%가 넘는 주택부족율을감안하면 새해에도 집값은 뜀박질한다.
김완협씨 (60·부동산소개업)는 『올해엔 50%정도 집값이 오르리라고 봐야한다』고 진단.

<가구절반에 tv …의료·문화생활>
주택문제와 함께 고개를 드는것이 위생과 건강문제. 우선 음료수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느냐와 병원시설· 의사수등이 이와 관련된 자료로 인용된다. 정부는 78년중 상수도보급을 53%로 올리고 1일1인당 급수량을 2백34L로 늘릴 계획으로 있다. 병원시설의 기준이 되는 병상당 인구수는 75년의 1천7백64명에서 78년에는 1천6백67명으로, 의사1인당 인구수는 75년의 2천1백명에서 1천8백28명으로 줄어든다.
그렇더라도 이같은 수준은 외국에 비하면 아직도 지나치게 높은 것이 사실이다.
경제개발에 치우친 나머지 사회개발은 다소 등한시됐다는 감도 없지않다.
병상당 인구수가 1천명이 넘는 곳은 세계적으로 인도·「인도네시아」 등 인구과잉국 정도이고「필리핀」만 하더라도 8백50명, 일본의 경우는 80명,미국은 1백40명인 점을 감안하면 현격한 거리간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우리의 소비성향은 비교적 높은 편이어서 소득수준보다는 일층 높은 문학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가전제품에 대한 수요가 5백「달러」를 넘어선 75년부터 눈에띄게 늘어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TV의경우 75년말 보유댓수는 2백만대를 일거에 돌파하더니 금년말에는 여기에서 두 배가 또 다시 증가된 4백25만2천대가 될 것 같다.
TV한 대 정도 갖는 집이 없는 집보다 많아짐을 뜻한다. 냉장고의 경우도 수요급증은 폭발적이어서 이 상태로 가면 80년초에가면 현재 일본 수준인 95%보급율에 이를 전망이다. 소득 1천「달러」부터 외국에서도 가전제품 「붐」이 일었던 점을 간안하면 이같은 소비「패턴」이 그대로 한국에도 재현되는 셈이다. 빠르면 내년부더「컬러」 TV가 국내에 방영될 것이고 이와 함께 전기세탁기·「에어컨」등의 보급이 본격화될 것이므로 전기제품 「붐」은 당분간 지속된다.

<자동차 10만늘어 …………교통문재>
자동차의 증가 「뎀포」도 급격하다. 금년말의 자동차보유댓수는 30만5천대로 75년의 20만대보다 50%가 늘어난다. 「마이·카」 시대가 오려면 자동차 가격이 국민소득의 2배수준에 이르러야한다는것이 통설로 되어있지만 우리의 경우는 자동차값이 비싼데도 불구하고 수요는 높은편이다.
승용차는 78년말에 가서 2백47인당 1대로 아직은 「마이·카」 운운할 단계는 아니지만 80년대에 가서는 1백명당 1대로 비율이 내려가는 속도가 빨라질 예상이다. 『그러나 아직일반에게는 교동난이 해소됐으면 하는 것이 보다 건실한 소망』 (박열섭씨· 32· 회사원).

<선진국형 접근 ……「에녀지」문제>
전화는 78년말로 가입자가 1백80만명에 이르게 되어 1백명당 보급댓수는 4·7대로높아진다. 5가구에 1대꼴로 많아지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형편이다.
소비가 소득을 앞지르는 이같은 현상은 제조업 위주의 경제성장전략에 기인된다고 분석될 수 있다.
산업구조면에서나 「에너지」소비량에 있어 이는 쉽게 판별된다. 산업구조상 2차산업의 비중은 75년의 29·7%에서 78년에는 36·5%로 높아져 1차산업 21·3%, 3차산업 42·2%의 비중과 함께 의형상으로는 산업구조가 선진형으로 굳어져 가고있다. 1인당 「에너지」소비량도 1·96t으로 세계·평균수준인 1·9t을 상회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국민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산업구조의 대응만으로는 불충분한 것으로 지적된다. 1차적인 욕구가 충족된 후에는 잠재적인 욕구가 현실화되며 국민전체의 욕구달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소득분배의 개선이나 기술개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수분야 아닌 전체국민의 소득이 올라가야 다음단계의 욕구를 각자가 실현할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점에서 고용기회의 확보·환경의 보전·지역경제의 균형있는 발전과 함께 정부는 소득평준화를 금후의 과제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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