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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친회 대표 몰려 성황|한국 족보 학회 발표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최근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인간의 뿌리를 캐는 족보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높아지고 있다. 우리 나라는 족보가 가장 발달된 나라로 세계적인 정평을 받고 있다.
지난 10월말 창립된 한국 계보 학회 (회장 신석호·사진)가 17일 하오 서울 「유네스코」 회관에서 2백여명의 각 종친회 대표·젊은 학생 등이 모인 가운데 첫 학술 발표회를 가져 크게 주목을 끌었다.
『현대 사회와 동족 조직』이라는 주제를 발표한 이광규 교수 (서울대)는 『아직도 우리생활 저변에는 문벌 의식이 강하게 깔려 있음은 특히 결혼을 할 때 경험할 수 있는 사실』이라고 지적. 물질 문명이 현대 사회를 이끌고 있지만 정신면에서는 전통적 동족 의식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현상은 족보 간행과 종친회·화수회 등이 계속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도 잘 증명된다는 것.
최근 간행되는 각 문중의 족보가 소문 안난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는 것은 출판가의 화제. 이 교수는 대동보의 경우 간행 부수가 엄청날 뿐 아니라 한글 세대를 위한 한글 족보까지 간행되는게 최근의 양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표회는 우리 나라 최초의 족보가 어느 것이냐는 문제로 각 문중 대표들의 권위 자랑이 열을 올리기도 했다.
기록상으로는 『연여실기술』 별집에 나오는 『문화 유씨 족보』 (1562년). 그러나 안동 권씨·파평 윤씨 등은 자기들의 족보가 더 오래된 것이라고 주장.
파평 윤씨의 경우는 『파평 윤씨 세보』가 문화 유씨보다 23년 앞섰다며 근거 자료를 제시하기도 했다. 문화 유씨보의 간행 연대가 가정보로 명종 17년 (1562년)이나 파평 윤씨는 천순 연간 (1457∼1464년)에 편찬을 시작, 중종 34년 (1539년)에 간행했다는 것.
최초의 간행 족보 문제는 앞으로의 중요한 연구 과제라는게 참석했던 학자들의 의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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