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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천문학동인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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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동인지는 물론 문화의 불모지대인 인천시에서 재정적인 난관 속에서도 21년 동안 동인지 5집을 발행, 외롭게 향토문학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모임이 있다. 인천문학동인회(회장 최병구).
56년 10월 인천의 젊고 패기찬 20∼30대 청년 문학인들이 『서로의 입김과 체온을 나누자』며 인천문학동인회를 구성, 그 해 12월 23일 『인천문학』창간호(사륙판·70「페이지」)를 5백부 펴냈다.
동인은 최병구씨를 비롯, 한상억·최경섭·최성연·양승만·김영달·장현기씨 등 17명.
이들은 「시와 산문」·「초원」·「문예」등 기존 「서클」이 유명무실하고 동인지 하나 제대로 펴내지 못함을 아쉬워하며 발전적으로 통합하는 형식을 갖추어 「인천문학동인회」를 구성한 것. 이들이 26편의 패기 있고 발랄한 작품을 실은 동인지를 발간하자 주위사람들은 단지 기존모임보다는 좀 다르다는 정도로만 평가했지 얼마나 존속하느냐는 데는 회의적인 반응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이런 반응을 감내하면서 향토문학을 살찌우고 신인발굴과 후진양성을 위해 거의 6년만인 72년 11월 말 제2집(1천부)을 속간하는데 성공했다. 제2집이 햇볕을 보는데 6년이나 걸린 것은 무엇보다 재정적 빈곤 때문이었는데 그나마 회원들이 장기간 호주머니를 조금씩 털어 모은 결실이 빛을 보게된 것.
2집이 나와 신인들이 많이 등장하고 또 독자들의 반응이 좋게 나타나자 각계의 호응도 전
과 달라져 동인들에겐 큰 힘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럼에도 『인천 문학』에의 길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제4집 발간 때는 제작경비를 확보치 못해 76년 12월엔 순수동인지가 아닌 기성 문예지 『경기문예』에 제4집의 원고를 수록하는 편법을 쓰기도 했다. (『경기 문예』는 예총 산하의 한국문인협회 경기도지부 회원들 작품을 수록하는 계간지·정가 5백원) 독자들의 기대를 저버린 『인천문학』의 이 같은 「외도」는 지탄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회원들은 『인천문학』을 살리는 길은 동인지 형태로 밀고 가라는 길뿐임을 깊이 반성, 경제적·정신적 출혈을 감수하며 금년 7월25일 제5집을 발간해 『인천 문학』의 진면목을 보였다.
『인천 문학』은 78년 1월 중 제6집 발간을 위해 이미 편집을 끝냈고 78년부터는 최소한 연 2회 발간할 예정이다.
동인들은 76년부터 경기도 내 학생 백일장을 연 1회 실시하고 있으며 「인천 문학상」을 제정, 창작활동을 고무해주고 있다. 또 수시로 열고있는 시화전 이외에 78년엔 「인천 예술제」를 계획하고 있어 향토문화의 산실로서 독보적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인천=김정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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