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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현장] 고통 덜어주는 축농증치료법 나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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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축농증 수술=위험한 수술’. 앞으로 이런 등식은 성립하지 않을 듯하다. 축농증(부비동염) 수술은 과거엔 기피 대상이었다. 수술이 복잡할 뿐만 아니라 환자가 느끼는 고통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이후 내시경이 발달하면서 절개를 하지 않는 방법이 소개됐지만 이 또한 코안의 염증을 유발하는 뼈·조직을 제거해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

 국내에선 처음으로 풍선을 이용한 축농증 치료법이 선보였다.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이상덕 원장은 최근 제88차 대한이비인후과학회 학술대회에서 ‘풍선카테터 부비동 확장술’로 시술한 6건의 치료 사례를 소개해 주목을 받았다. 이 시술은 막힌 코 부위를 풍선으로 넓혀 고름을 배출하는 원리다. 이 기구는 기존에 심장혈관·비뇨기계의 막힌 부위를 확장하는 데 이용됐다. 장점은 주변 조직이나 뼈를 손상시키지 않는다는 점. 그러다 보니 출혈 등 수술에 대한 부담이 적고, 외래로 통원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

 특히 17세 이하 청소년에게도 축농증 시술을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다. 이상덕 원장은 “청소년은 성인과 달리 코안의 조직이 성장하는 단계이므로 수술 시 발육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그동안은 약물로 치료함으로써 근본적인 치료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수술에 의한 외상이 자칫 얼굴 뼈의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종래 축농증은 부비동내시경수술로 치료했다. 내시경을 부비동에 넣어 염증을 유발하는 코안의 뼈·조직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문제는 코안의 출혈과 통증이 심하다는 점이다. 여기에다 안구·시신경 손상과 뇌척수액이 코안으로 흐를 위험이 있었다. 부비동이 안구·뇌와 인접해 있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풍선카테터를 이용한 시술을 한 결과, 부작용과 합병증을 피할 수 있었다”며 “6건의 수술 결과에 대한 환자 만족도가 모두 높았다”고 말했다.  

한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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