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구문초·계피 … 살인 진드기 물리치는 ‘약초’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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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는 올 들어 국내에서 첫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환자가 이달 초에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충남에 거주하는 63세 여성으로 발열·구토·설사·근육통 등의 증상을 보여 병원에 입원했고 같은 증상으로 입원한 남편(64)은 3일 숨졌다.

SFTS는 2009년 중국에서 최초로 발생이 보고된 신종 바이러스질환으로 초기엔 ‘살인 진드기’라고 불렸다. 지난해 국내에서 36명의 환자가 발생해 17명이 숨지자 법정 4군 감염병으로 지정됐다. SFTS를 옮기는 진드기(작은소참진드기) 활동시기는4∼11월이다.

이대목동병원 감염내과 최희정 교수는 “진드기가 많이 서식하는 풀밭 등지에서 활동할 때는 긴 바지와 긴팔 옷을 착용하고 피부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옷은 풀밭 위에 올려 두지 말고 야외 활동 후엔 충분히 털고 세탁할 것”을 주문했다.

곤충이 옮기는 감염병이 의외로 많다. 진드기는 SFTS 외에 쓰쓰가무시병과 렙토스피라병의 감염원이다. 모기는 일본뇌염과 말라리아를 전파한다. 바퀴벌레는 식중독·천식·비염을 옮기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이런 질병들에 걸리지 않으려면 곤충에게 쏘이거나 물리지 말아야 한다. 곤충의 접근을 막는 기피제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허브·채소 등 식품을 이용해 곤충을 내쫓는 방법도 있다. 곤충이 싫어하는 향이 함유된 액체를 만든 뒤 야외 활동이나 외출 시 옷·모자·신발·유모차 등에 뿌려 주면 된다.

로즈제라늄(구문초)·애플제라늄·페퍼민트·박하·계피는 곤충들이 싫어하는 향을 지닌 허브다. 계피를 주머니에 담아 실내에 걸어 두거나 페퍼민트·라벤더 등 말린 허브 잎을 주머니에 담아 걸어 두면 곤충이 다가오지 않는다. 쑥·페퍼민트·박하·계피를 말려 작은 그릇에 담아 두거나 목욕제로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목욕할 때 이런 허브들을 물에 우려내면 향이 몸에 배어 곤충의 접근을 막을 수 있다.

오렌지 껍질이나 레몬 껍질을 바싹 말려 불을 붙이면 껍질이 타면서 껍질 속 살충성분이 연기를 타고 퍼져 ‘천연 모기향’ 역할을 한다. 쑥뜸을 하듯이 쑥에 불을 붙여도 쑥 연기가 모기향 효과를 낸다.

‘모기 쫓는 풀’로 통하는 구문초엔 모기향 매트의 재료로 흔히 사용되는 시토로넬라 성분이 함유돼 있다. 라벤더는 고대 로마시대부터 방충제로 써 왔다. 거실·창틀에 라벤더 화분을 놓거나 라벤더 오일을 실내에 몇 방울 뿌리면 곤충이 쉽게 접근하지 못한다. 다 쓴 전자모기향 매트에 라벤더 오일을 1∼2방울 떨어뜨려 재사용하면 천연 라벤더 향이 나는 ‘허브 모기향’이 된다.

서양에선 클로브(정향) 오일이 곤충 퇴치제로 알려져 있다. 인도인과 아프리카인들은 곤충에게 물리지 않기 위해 신선한 바질(basil) 잎으로 피부를 문지른다. 베트남·태국 요리에 널리 쓰이는 허브인 레몬그라스도 곤충을 쫓는다. 레모네이드 냄새가 나는 레몬그라스를 으깬 뒤 벌레 물린 부위에 직접 발라 주면 효과적이다.

마늘·양파도 곤충을 쫓는 데 유효하다. 마늘 즙을 창틀·방문·침대 모서리에 발라 주면 모기가 쉽게 접근하지 못한다. 마늘엔 알리신 등 황(黃)이 함유된 성분이 들어 있는데 모기가 황냄새를 꺼리기 때문이다.

양파에도 황화알릴 등 황성분이 들어 있다. 생마늘과 양파를 곤충에게 물린 부위에 바르면 염증 완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껍질이 효과적이다. 쿼세틴이란 알레르기 예방성분이 풍부해서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tk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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