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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대 산학협력 기사] SNS '엑소더스'…익명 세컨 계정 만드는 이유 알고보니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SNS 엑소더스’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2010년 트위터 열풍 이후 SNS는 인맥 형성, 유지, 확장은 물론 다양한 정보 교류에 있어서도 용이한 온라인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최근 이런 SNS의 열풍에 이상기운이 감지되고 있다. 개방형 SNS의 다양한 매력에도 불구하고 이용자들 중 SNS의 눈팅족으로 변신하였거나 탈퇴를 감행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SNS 엑소더스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개인정보 유출과 사생활 침해에 대한 염려 때문. 특히 올해 1월에 일어난 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후 이용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직장인 이우희(53)씨는 “SNS에 실명은 물론 생년월일이나 출신학교, 직장까지 기재해야 하다 보니 심리적 부담감이 매우 큰 편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개방형 SNS는 기존 인터넷 게시판이나 카페와 달리 익명성이 전혀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사생활 보호가 상당히 취약한 편이다.

SNS 사용 과정에서 이용자들이 느끼는 소외감과 상대적 박탈감도 엑소더스를 감행하는 주요 원인 중의 하나. SNS의 특성상 이용자들은 자신이 올린 글에 대한 타인의 반응을 살피면서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SNS와 끊임없이 비교하기 때문이다. 지난 2월 페이스북 계정을 탈퇴한 대학생 이진하(22)양은 “내가 올린 글에 몇 명의 친구들이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달아줬는지 수시로 확인해야하는 것은 물론 다른 사람의 SNS까지 신경 쓰는 것이 큰 스트레스였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SNS에서 오고 가는 정보의 양은 방대하지만 이 중 상당수가 확실한 출처 없이 떠도는 가짜 정보일 확률이 높다는 점도 엑소더스 현상에 일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얼마 전 세월호 참사 당시 SNS 상에는 실종된 학생들이 보냈다는 문자와 카카오톡 캡쳐 사진이 무차별적으로 확산되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조작된 가짜 정보로 밝혀져 큰 충격을 주었다. 대학생 안혜리(22)양은 “SNS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지만 검증되지 않은 루머들도 마치 사실인 냥 빠르게 퍼져나가 신뢰성이 많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모든 이용자들이 SNS로부터의 탈출을 감행한 것은 아니다. 개방형 SNS는 여전히 주변 사람들의 근황을 접하고 세상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간편하고 유용한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SNS 탈퇴를 고려했던 이용자들 중 상당수는 일명 ‘눈팅족’으로 돌아섰다. ‘눈팅족’이란 SNS상에서 자신은 글쓰기나 리플 달기 등을 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써놓은 글만 읽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직장인 이혜진(30)씨는 “졸업 후 학교 친구들의 근황도 궁금하고 직장 동료들이 올리는 유용한 정보도 얻고 싶어 SNS를 사용하고 있지만 개인적인 글은 일절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SNS 계정을 비활성화 상태로 전환 시킨 후 꼭 필요할 때만 활성화 시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오프라인 상에서 친한 지인들과만 소통하기 위해 폐쇄형 SNS를 활용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SNS 세컨드 계정을 만들어 익명으로 정치적인 의견을 표출하거나 내면의 성욕을 분출하는 이용자들도 생겨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조 모 씨(남 37)는 “예전부터 트위터에 정치적인 의견이 담긴 글을 올리고 싶었지만 주위의 시선이 신경 쓰여 익명의 세컨 계정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디지털미디어학과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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