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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 美 "이라크 주력軍 공략" 전격 진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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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미.영 연합군과 이라크군의 바그다드 대격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연합군은 2일 바그다드 남쪽에 포진한 이라크 최정예 공화국수비대 4개 사단과 개전 이래 최대 규모의 지상전을 벌였다. 남부의 바스라와 중부 나시리야 등지에서 발생한 이라크군의 게릴라식 공격을 무시하고 바그다드 공략을 위해 서둘러 승부수를 빼든 것이다.

이라크도 바그다드 북쪽을 방어하던 정예 부대를 남하시켜 바그다드 입성을 시도하는 연합군 저지에 나섰다.

◆"머리를 치는 작전"=미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바그다드 남부 지역에서 연합군은 바그다드.메디나.함무라비 사단과 교전을 벌였으며, 또 다른 공화국수비대인 아드난 사단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워싱턴 포스트는 신속한 바그다드 진격 작전을 미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뱀의 목을 치는 바그다드 집중 전략"이라고 보도했다.

바그다드의 사담 후세인 정권과 그의 주력부대인 공화국수비대를 붕괴시키면 후방의 이라크군과 자발적인 비정규군 세력은 저절로 소멸돼 전쟁이 최대한 빠르게 마무리될 것이라는 얘기다.

BBC방송은 영국군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 "연합군의 총공세는 이라크 전쟁이 결정적인 단계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바그다드 레드존에서 격돌=이날 바그다드를 향한 연합군의 공세는 중부전선의 카르발라와 동부전선의 쿠트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카르발라는 바그다드 남부 80㎞ 지점에 위치한 전략 요충지로 이 지점을 넘어서면 바그다드 방어부대의 포격 사정거리(레드존)에 들어간다. 레드존은 바그다드 주변 80㎞에 그어진 가상의 작전 선이다.

카르발라에 진입한 연합군 병력은 미 제3보병사단과 82공수사단이었다. 미군은 그믐밤 야음을 틈타 진입했다. 뉴욕 타임스는 "새벽 진입은 야간투시경 등 미군이 보유한 최신장비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라크군은 미군이 카르발라 시내로 들어오자 대전차 로켓 등을 발사하며 간헐적으로 저항했다.

AP통신은 이 전투에서 최소한 이라크군 20여명이 사망했고 수십여명이 포로로 붙잡혔다고 전했다. 이어 미군은 카르발라를 지나 바그다드를 향해 북진을 계속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동부전선의 쿠트에서는 미 제1해병원정군이 방어에 나선 바그다드 사단과 교전을 벌인 끝에 티그리스강 도하(渡河)에 성공했다.

바그다드 사단의 병력은 1만1천여명으로 알려져 있지만, 지난 연합군의 공습으로 전력이 상당 부분 약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중부사령부 빈센트 브룩스 준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을 통해 "미 제1해병원정군이 총공세를 펼쳐 바그다드 사단 병력 대부분을 패퇴시키고 바그다드 동남부 65㎞ 지점까지 진격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미군의 피해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라크 북부군 남진=이라크는 이에 맞서 북쪽에 있던 공화국수비대 병력을 대거 바그다드 남부로 이동시켰다.

후세인 대통령의 고향인 이라크 북부의 티크리트를 방어하던 아드난 사단은 바그다드로 남진했으며, 쿠르드족 접경 지역을 방어하던 네부카드네사르 사단도 최소 2개 여단(4천여명)을 바그다드 주변 지역으로 이동시켰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라크는 이와 함께 바그다드에 주둔한 병력을 10~15명 단위로 쪼개 시내 곳곳에 분산 배치하는 등 시가전에 대비한 병력 재편에 들어갔다고 BBC방송은 보도했다.

아랍 각국에서 온 6천명의 자원자가 바그다드에 도착했으며 이들 중 절반은 자폭장치를 확보했다고 이라크 측은 주장했다.

사담 후세인은 이날 모하메드 알 사하프 공보장관이 대신 읽은 연설에서 "모든 아랍인이 미군에 대한 지하드(聖戰)에 나설 때"라고 강조했다.

채병건 기자,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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