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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만에 끝낸 심야의 기습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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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서독특공대의 기습작전은 단2분만에 끝났다.
피납기에 접근한 특공대는 여객기 출입구에 폭음과 연기 때문에 6초 동안 앞을 볼 수 없고 귀에도 들리지 않는 특수폭탄을 폭발시켰다. 특공대에 의한 사격은 2분간 계속, 「게릴라」 4명이 모두 쓰러지고 기습은 대 성공.
특공대는 5분 동안 인질 86명을 기내에서 밖으로 대피시켰다. 【로이터】

<「엔테베」작전 방불>
서독연방 국경수비대소속 특공대의 「루프트한자」여객기 인질구출작전은 76년 「이스라엘」특공대의 「우간다」 「엔테베」기습작전을 방불케 하는 자정의 전격기습이었다.
이들은 기밀누설을 방지하기 위해 특별기 편으로 17일 「그리스」의 「크레레」섬에 도착, 「모가디시오」공항의 현지 지휘관과 연락을 취하면서 「H·아워」를 기다렸다.
특공대는 기습에 가장 좋은 순간을 노렸으나 기장살해소식을 듣고 작전시간을 앞당겨 17일 야밤중에 「모가디시오」에 도착했다. 피납기 주변에 포진한 대원들은 서독대표와 「게릴라」들간의 협상의 틈을 타 기습의 순간을 노렸다.
드디어 최후 통첩시한을 1시간30분 앞둔 18일 0시(한국시간 상오 8시)특공대는 피납기로 돌진했다.
대원들은 여객기 입구에 버티고 있던 「게릴라」3명을 일격에 사살하고 다른 1명에게 중상을 입힌 뒤 기내로 들어갔다.
대원들은 승객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정확한 선별사격작전을 폈다.
특공대의 인명피해는 부상 1명뿐, 작전은 완전한 성공이었다.
부상한 게릴라 1명도 죽은 것으로 보인다. 【UPI】

<최정예요원만 선발>
작전을 수행한 특공대인 GS-9부대는 72년 「뮌헨·올림픽」때 「아랍·게릴라」들이 11명의 「이스라엘」선수들을 사살한 이후 1백80명의 「테러」격파요원을 선발, 창설한 특수부대. 이번의 60명은 그 중에서도 속사·시가전·「태권도」 및 「테러」진압능력에서 최정예요원들만 다시 추린 것.
이들 요원은 적외선조준망원경이 부착된 속사총과 정교한 「스파이」무기 등 최신 장비로 무장했다. 【AFP】

<소등한 보잉기로>
서독 특공대가 『「엔테베」식 구출작전』을 감행할지도 모른다는 추측은 17일 하오부터「모가디시오」공항 주변에 나돌았다.
서독특공대를 실은 것으로 보이는 정체불명의 「보잉」707 1대가 17일 하오 6시20분(한국시간 18일 상오 1시20분)피납기가 대기하고있는 「모가디시오」공항활주로 부근 캄캄한 어둠 속에서 내부 착륙등만 켠 채 착륙, 대기했다.
「이스라엘」의 한 무전「모니터」는 특공기 조종사와 서독「프랑크푸르트」간의 무전교신내용을「캐치」, 이 특공기에 서독국경수비대 GS-9부대소속 특공대가 탑승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그러나 각 통신은 작전수행에 차질을 줄까봐 이 사실을 보도하지 않았다.

<인질가족들 아우성>
인질구출작전이 추진되는 가운데 인질들의 가족들은 서독정부청사를 포위, 인질들의 생명을 책임지라고 아우성쳤다. 인질들은 남자44명·여자31명·어린이7명 및 「스튜어디스」3명·조종사 2명(1명은 사살됨)으로 모두 86명이었다.

<교황, 대리 인질제안>
교황「바오로」6세는 17일 서독「아랍」4인조 「게릴라」에게 납치된 「루프트한자」항공여객기의 인질 86명을 석방시키기 위해 가능할 경우 자신이 대리인질이 될 용의가 있다고 극적인 제안을 내놓았다.
80세의 생일을 넘긴지 얼마 안 되는 「바오로」6세는 『많은 무고한 사람들의 절망과 고통을 동정과 크나큰 슬픔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말하면서 납치범들에게 그들의 『잔인한 행위』를 중지하도록 양심에 호소했다. 【AP】

<조종사들 파업경고>
국제여객기조종사연맹(IFALPA) 소속조종사들은 17일 밤 여객기납치 등 민간항공에 대한 폭력행위방지의 적극적 대책을 세계각국에 촉구하기 위해 그들이 세계적 규모의 총파업단행 등 최후수단을 강구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AFP】

<이륙 막게 비상착륙>
4인조무장 「게릴라」단에 납치됐던 서독「루프트한자」 항공소속 여객기의 「유르겐·슈만」기장(37)은 남「예멘」 「아든」공항에 피납기를 착륙시킬 때 활주로가 비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비행기가 다시 이륙 못하도록 파손시키기 위해 고의로 비행기를 모래밭에 비상착륙 시킴으로써 납치범들에게 살해됐다. 【AFP】

<카터, 슈미트에 축전>
「카터」미대통령은 18일 상오 8시49분(한국시간) 피납「루프트한자」여객기에 대한 특공 작전이 성공했다는 「헬무트·슈미트」서독수상의 통고를 받고 작전성공을 축하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백악관대변인은 『「카터」대통령이 서독정부의 용감한 행위는 이 같은 「테러」행위에 나약한 우리 모두에게 일격을 가한 것과 마찬가지로 생각하고 있다』하고 대통령도 이 같은 결단을 내린 용기를 가진 「슈미트」수상에게 축하를 보내도록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AP】

<재발우려 강경대응>
「슈미트」서독수상은 이번 「루프트한자」기 피납사건에서 국내 모든 정당과 세계각국의 지지에 힘입어 납치범들의 요구에 굴복하지 않고 86명의 인질을 무사히 구출하는 개가를 올렸다.
서독정부대변인은 「슈미트」수상이 범인들의 최후 통첩을 두 번이나 묵살하면서 인질구출계획을 세우는 동안「괴로운 책임」을 느끼고 있었다고 말했다. 【U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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