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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트르」는 진리를 거부했다"|불 극작가「이오네스코」, 좌익 철학 비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사르트르」는 진리를 거부했다』- 부조리 연극의 선구자로 지난 4월 내한, 연설회와 『대머리 여가수』등의 공연을 통해 한국 관객에도 잘 알려진「프랑스」극작가「위젠·이오네스코」가 본격적인 공산주의 비판과 함께「사르트르」를 공박하고 나서 화제다. 특히 이감은 공산주의에 대한 비판은 최근「프랑스」지식인 사이에 번지고 있는 우당적 신 철학운동과도 때를 같이 한다는 정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근착「뉴스위크」지는「이오네스코」의 공산주의 비판 「에세이」집인『해학 제』의 최근 출간과 때를 맞춰 그의 이유를 듣는「인터뷰」를 마련했다.
-『해독제』서문에서 지난 30년 동안 지식인들은 자신을 속였다고 썼는데 더 자세히 설명한다면….『지식인들은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속여 왔다. 특히 2차대전후의 지식인들은 동구권에서 자행되는 비리 등을 증언할 수 있는 많은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를 활용하지 않았다. 「카뮈」·「사르트르」이 같은 사실을 이용, 「부르주아」계급에게 쾌락을 제공했을 뿐이다. 몇 년 전 소련의 망명작가「블라디미르·막시모프」를 만났을 때 그는 여러 수단을 통해「프랑스」의 일반 지식인들과는 다르게 「사실」을 대중에게 전하는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나에게 말한 것을 들은 일이 있을 정도다.』
-미국의 지식인들은「사르트르」를「현시대의 양심」으로 지목했는데 「사르트르」가 속인 것인가 미국지식인이 오해한 것인가?『「사르트르」등「플로레·카페」를 중심으로 하는 좌익 운동이 영·독·미국 등으로 퍼져 특히 미국인들에게 잘못된 양심을 갖도록 했다. 그러나 최근「프랑스」에서는 신 철학자로 불리는 일단의「그룹」이 이같은 좌익의 환상을 깨려고 하고 있다.
귀하가 걱정하고 있는 지식인들의 오류에 대중이 속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그것은 어려운 문제다. 왜냐하면 공산주의 집단은 그들의 작업을 매우 능률적으로 해치우기 때문이다. 그들의 말은 서구 지식인들에 의해 재음미되어 결국 지식인들은 사실을 확인하지 못한 채 공산주의자들의 구호를 연장시키는 역할만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프랑스」지식인들은 그들의 사소한 이론상의 갈등 때문에 서로를 증오하면서 악순환을 계속하고 있다.』
최근「브레즈네프」소련 공산당 서기장이「파리」에 왔을 때 「사르트르」는 「막시모프」·「블라디미르·부코프스키」(작가)·「레오니드·플뤼시」(수학자)용 반소망명 인사들과 함께 반항집회에서 연좌「데모」를 행하지 않았는가?
「사르트르」는 그 자리에 참석하지 말아야 했다. 왜냐하면 그는「파스테르나크」(의사 『지바고』의 작가)의「노벨」문학상 수상을 반대하는 친소주의자였기 때문이다. 「사르트르」는 여러 번 그의 입장을 변경시킨 일이 있다. 내가 보기에 그의 변신은 기회주의적인 것은 아니고 어떤 약점 때문으로 추측된다.
어떤 약점이란 현재「솔제니친」·「부코프스키」·「플뤼시」등 이「사르트르」보다 훨씬 더 크게 서방 세계에 공산주의의 실상을 알리고 또 끼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만약 반소망명인사 몇 명이 역사의 움직임을 변경시킬 수 있다면 결국「사르트르」도 공산주의를 포기, 반공·반소의 동맹자가 될 것이다.
-「사르트르」가 귀하의 편이 된다면 환영할 것인가?
『그를 최대한으로 환영하겠다고 말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환영하는 편이 좋겠다. 아무튼「사르트르」는 현재 아무런 힘이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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